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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아이

길을 잃었습니다.

방향감각을 잃은 것입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다 길입니다.

사방이 빙빙 도니 조금 전에 왔던 길조차 모르겠습니다.

 

아~밤이라면 차라리 좋았을 것을..

북극성으로 방향을 잡으면 될 터인데..

 

이젠 길을 잃었다는 두려운 생각에

급기야 내가 왜 자리에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야할 곳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우주의 미아가 된 것 같습니다. 

주변은 캄캄한 우주로 변해버리고

소리라는 것은 오직 내가 내는 숨소리 뿐이어서

가만히 들으니 내 심장이 우주가 되어버렸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 세상에.. 

저는 저의 육체의 장막 속에 가두어져버린 것이군요.

 

아~ 세상에..

제가 빛을 등지고 눈을 감고 달린게로군요. 

 

 

아버지! 

어제의 저와 오늘의 저는 아버지 앞에 같은 존재인가요?

 

어제의 마음과 오늘의 마음은 똑 같으나..

왜 다른 세계에 사는 것처럼..

왜 전혀 다른 길에서 서성이며 헤매야 하는 건가요?

 

보이는 현실의 세계와 보이지 않는 진실의 세계 사이에서

난시를 일으키며 ..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도..

언제까지 전혀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드나들며 사는 것처럼 살아야 하나요?

저만.. 저만..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요?

 

타오르는 불과 같은 성미의 제가 보일듯 보이지 않을듯 하는 그 세계를 향하여

꾸준히 걸어 간다는 것은  

착실하고 꾸준한 성향의 이성적인 성미를 가진 이들이 그리 하는 것 보다

더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아버지는 아시나요?

그런 저를 아버지께서 그 길로 부르셨다면 그 과정의 길 자체가 

저를 태워 저 안에 있는 아버지의 사랑의 진정성을 검사하는 과정일테지요.

 

 

저는 믿음의 바다에 

너무 깊이 들어와버린 것 같습니다.

저의 믿음의 키를 고려하지 않은 ..그리움만으로..

아버지는 제가 불쌍하지도 않으시나요?

 

가만이 있어도 턱까지 물이 출렁거립니다.

제가 수영을 못하는 것.. 아버지는 아시지요? 

 

제 눈엔 물 위의 파란 하늘과 물거품에 비친 하늘이 번갈아 보이는 중입니다.

 

제가 믿음으로만 바라보고 현실의 눈을 감고 두 발을 바닥에서 떼야 할 자리에서 ..

서로 다른 두 가지 눈을 계속 뜨고 두 발을 여전히 바닥에 두고 있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길 잃은 아이.. 아버지의 도움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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