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거슬러 기억을 거슬러
제 심장의 첫 펌프질을 거슬러 제 어머니의 배 안 제 첫 보금자리를 거슬러
우리 혈연의 조상들을 거슬러 우리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인간의 죄를 거슬러
그 죄를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의 핏값으로 상쇄시키고
더 나아가 당신 아들 가신 길을 따라 당신 계신 곳까지 ...
당신 계신 곳..
그 길을 거슬러 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도 먼 여행이라는 것을 아시는지요?
아마도 아마도 그 먼 여행 끝에 우리에게 없어질 것은 모두 없어져..
더 이상 썩을 것도 없는 하얀 뼈만 남을 것 같습니다.
겉치례와 군더더기 감정은 모두 없어져 더 이상 썩을 것도 변질될 것도 없어질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버지께로 가는 길에 얻은 유일한 한 가지,
아버지의 이 세상을 향해 베풀어 주셨던 신실하신 사랑의 증거인 예수라는 이름의 진실.
그 변할 수 없는 진실, 그 진실을 우리 심장에 보석처럼 꽂고
아버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아버지 앞에 서기까지 그 과정의 길에서 저희가 겪어야 할 외로움을 말이예요.
그 길은 어느 누구와도 손 잡고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믿음으로만 볼 수 있는 길을 따라 ..
혼이 맑으면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개처럼 보이지도 않는 길을 따라..
보이는 것은 나무 한 그루없는 사방 모래 물결 모래 언덕뿐인 무료한 길에서 스스로를 깨우며
내가 왜 가야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
대답은 없지만 마음에 담긴 진실을 답으로 알아 들으며 가는 길.
그 길은 절대 거짓된 사랑을 가지고 갈 수없는 길이었습니다.
사랑없는 욕심으로는 절대 갈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남들이 가니 나도 갈 수 있는 길이 아니었습니다.
누가 가르쳐 준다고 갈 수 있는 길도, 누가 이끈다고 가지는 길도 아니었습니다.
그 길은 오로지 우리의 심장과 신장을 살피시는 아버지께서 보내신 성령의 인도하심을 의지하여
나아갈 수 밖에 없는 길이었습니다.
그 성령의 인도하심 또한 우리 믿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이었고요.
모든 것이 믿음이었습니다.
아버지께로 향하는 첫걸음부터 아버지 앞에 서게 되는 마지막 걸음까지..
그런데 그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지 아시나요?
그 믿음은 처음부터 있는 것도 아니었고..
모래성 같은, 쉽게 무너지는 존재.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모래성같은 믿음을 의지하여
마음에 새겨진 사랑의 빛을 향하여 시작했지요.
부지기수로 넘어지고 넘어지면서 스스로 크기를 확인할 수 없는 믿음 만큼만
앞으로 나아가는 길..
얼마큼 왔는지 얼마큼 더 가야하는지 ..
어제의 확신과 오늘 걸어가는 길이 달라져도..
네가 뭐이 그리 대단하길래 네 믿음의 길을 따라 이리저리 정착하지 않고 기웃거리냐는
비웃음을 뒤로하고..
스스로의 비웃음도 뒤로하고..
오던 길 다시 가서 새로 시작해도 늘 같은 한 점에서 만나는 황당함..
산에서 길 잃은 사람마냥 돌고 돌고 또 돌아도 그자리가 그자리..
그러나 고생하는 만큼 가야 할 곳은 더욱 밝게 빛을 내고 있었지요.
아버지 앞..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 믿음으로 왔던 길.. 그 이상으로는 도저히 더 가지지 않아 뱅뱅이 돌던 길.
그 앞에서 빛을 만났습니다.
그 빛은 사람도 조직도 교회도 아닌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정확한 지식이었고
그 지식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길이 보였습니다.
그 길 끝이 바로
제 평생 그리던 하나님 앞이고 제 모든 눈물이 거둬질 예수님 앞이였습니다.
제 믿음과 저의 열심만으로는 더 이상 가지지 않았던 그 너머의 길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길이 놓여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시온산 앞에 놓여진 걸림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분에 대한 온전한 지식이 빛이 되어
그 걸림돌을 넘어 갈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 전에도 예수님을 믿고 사랑하였었지만 그것은 수박 겉?기정도의 믿음과 지식이었다는 것을
아버지 앞에 고백합니다.
지금은 이제껏 걸어왔던 길에 비하면 아주 평탄한 걸음을 걷고 있지만, 지금 가는 길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저의 마음을 예수님께 고정시키지 않으면
예전에 지나던 황량한 사막과 앞을 볼 수 없는 안개속 길과 돌고 돌던 산길과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영적인 세계를 함께 보며 살았던 저의 정체성 혼란도 이제는 다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라고 저에게 속삭이던 자도 없어져버렸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네 믿음은 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약한자들이 만들어 낸 허상뿐이라는
비웃음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저를 가장 초라하게 만들던 검은 연기같은 존재들이 사라진 것만도 발걸음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이제는 더 선명히 보이는 아버지 앞이 더 애가 타, 마음이 자꾸 급하여지는 바람에
제 발걸음이 도리어 더 더디게 느껴집니다.
불같은 제 성미가 저 스스로를 태워 자꾸 그슬려지고 있습니다.
먼 훗날 아버지 앞에 나타날 때는
제 하얀 뼈 위에 하얀 재를 뒤집어 쓰고 서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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