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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4

두 아이

두 아이를 선물로 받았다.

 

한 아이는 선천적으로 너무도 착하고 여리고 보드라워

일단 보호가 우선이 되어야 할 것같은 난초같은 아이였고, 

 

다른 한 아이는 선천적으로 밝고 용감하여 야생화 향기가 짙은 아이였다.  

 

 

한 아이는 늘 점토로 살을 붙여 조형물을 만드는 것처럼

용기와 격려로 자신감을 가지도록 돕기만 하면 다른 것은 저절로 되는 아이이고,

 

다른 아이는 타고난 커다란 원석에 망치와 정으로 깍는 조형물을 만드는 것처럼

자신을 깍아 남에 대한 배려나 남을 자신보다 더 낫게 여기는 법을 몸에 배이게 하면 

다른 것은 걱정이 없는 아이였다. 

 

차라리 뒤의 아이가 먼저 태어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랬으면 지금 큰 아이의 장점이 더 두드러져 칭찬으로 그 녀석을 더 세워줄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법을 이미 몸에 지니고 난 그 아이에겐 다른 인성교육보다

성서로 더 자중심을 길러주고, 세상의 생명없는 거친 것들을 두려워 하지 않도록

내면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 더 필요했는데...

칭찬과 격려보다는 가르치고 다듬으려 했던 노력들이 이제와서 마음에 걸린다. 

 

갑자기 다 커버린듯 충고가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

좀 더 어릴 적 그 녀석이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자꾸 질문할 때

내 사는 생활이 바빠 더 친절히 답해 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엄마 손 잡고 어디든 가자고 조를 때..

약국 일이 더 중요한 줄 알고 "이 다음에.. 이 다음에.."하던

그 좋았던 기회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너무도 소중한 기회였음을 때 늦게 깨닫는다.  

 

타고난 고운 심성, 타고난 온유한 기질 ..

부디 진정한 강함을 가짐으로 그 아름다운 자신의 아름다움을 지켜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또 하나님 아버지 앞에 엎드린다.    

 

늘 그래왔듯..  죄송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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