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사러 나갔다.
주차를 하고 백화점 입구로 들어가는데
한 칠십은 되어 보이는 남자 어른과 딸인지 며느리인지 모를
내 나이 또래의 여자가 바로 앞에 걸어가고 있었다.
문득, 가볍게 정말 가볍게,
우리 아버지에게 내 손으로
난방셔츠 하나 사 입혀 드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픈 생각이 아니라 그냥 생각이었으니
현실 불가능한 슬픈 바램이 아니라 현실적인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고 피식 웃었다.
흙으로 돌아가셨어도 예전에 돌아가신 분에게
산 사람들이나 입는 난방셔츠라니...
그래, 내 아버지가 안 계시구나라는 가벼운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 사실이 하나도 슬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