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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스크랩] 우리 삼남매

오빠가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이고 세 살 어린 저도 오빠를 따라가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나이가 이렇게 벌써 되고 보니 오빠는 아버지를 대신한 울타리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우리는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마음 터놓고 지내는 친구같은 존재가  이미 되기도 하였습니다.

어제는 오빠가 며칠 후에 가게를 오픈한다 하여 인천에 미리 다녀왔습니다.

정말 착하디 착한 제 남동생이 누나가 온다하니 저도 서둘러서 인천으로 와서 우리 삼남매가 오랫만에 모였습니다.

별 말 없이도 서로의 걱정이 전달되며, 별 말 없이도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전달되니

함께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 지는 것이 얼마나 편한 지 몰랐습니다.

서로 너무 닮아 있는 얼굴과 어디서 근거한 지 아는 고지식함과 자존심.

어떠한 결정 아래 깔려있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괴로움도 이미 어떠한 것인지 가름이 되는 혈육들...

모양새 좋은 그럴듯한 충고가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그냥 별 말 않고 간단 간단한 말들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담겨진 물 안에 잉크 방울 퍼지는 모양처럼 제 마음에 그려지는 그림을 보고 있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정직한 마음과 욕심 없는 그 마음이 어떠한 이유로 해서 변질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가지고

그냥 눈만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우리 영적인 형제들에 대한 걱정은 그러한 면에서는 가볍습니다.

혈육들에게 향하는 사랑의 무게보다 가벼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보호를 받으며 빛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나아가고 있기에

손만 잡아주면 격려가 되어 인내할 것을 믿기에 깃털처럼 가벼운 걱정들인것에 반해,

하나님의 자녀로 살고 있지 않은 혈육들의 아픔들에는 그 해결할 길이 까마득하여 돌맹이를 가슴에 눌러 놓는 것처럼 무거운 아픔들이었습니다.

그래도

고속버스에 오르면서 차창 밖에 보이는 너무도 눈에 익은 얼굴들을 보면서 

우리가 얼마나 끈끈한 정으로 매인 남매들인지 다시 한번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격려와 걱정과 위로를 담은 손 한번 들어주는 것으로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며

가슴이 따뜻해져 한동안은 덜 외로워질 것을 알면서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서로 살아있는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살아있어 이런 뿌듯한 정을 느끼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출처 : i 여호와의증인 정보까페
글쓴이 : 언제나그자리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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