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무거운 그리움을 품은 듯한 안개가 온 하늘 온 땅을 덮고 있었다.
별도 하나 보이지 않은 밤.
반달만 그 흐린 하늘 한 가운데 떠 있었다.
운치있는 밤하늘이기도 했고, 무거움이 내려 앉아 슬픈 밤하늘이기도 했다.
그 밤에 우리 아파트 앞에 있는 나무들은 그 무거운 안개를 받아들여
어제와 다른 성숙한 모습으로 가을색을 만들고 있는 듯 했다
우리 아파트 마당, 우리 막내 아침 산책할 시간
우리 막내 발 옆으로 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들이 보기 좋았다.
눈을 들어 그 잎 떨어진 나무들을 보니
어제보다 가을을 더 많이 담고 있었다.
어제처럼 그 무거운 밤을 온몸으로 묵묵히 견뎌내며
그렇게 그렇게 자연의 속에 동화되어가고 있는 나무들이
대견스러워 보였다.
난 그 친구들을 닮고 싶다.
자연의 바람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 바람결의 냄새를 자기 몸에 배이게 해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겨울이면 겨울의 색깔을 그대로 투영해
자기이면서도 자연의 모습을 담아 자연과 하나되는 모습을...
'이런 저런 이야기 > 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의 도화지. (0) | 2006.11.10 |
---|---|
단물과 짠물을 내는 샘. (0) | 2006.11.04 |
[스크랩] 밤하늘에는... (0) | 2006.09.07 |
[스크랩] 하늘 바라보기 (0) | 2006.09.05 |
[스크랩] 창밖을 보면서... (0) | 2006.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