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그 공간이 허공이라 말하지 않을래요.
그공간 자체가 바로 당신이셨으니까요.
저를 사랑하시는 방식이 제가 바라는 바와는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이셨고
제가 저를 아는 것보다 제 생각과 바램의 근원까지 헤아리는 당신이셨습니다.
저의 인생에 바램들은 메뚜기의 의지와도 같아
메뚜기 뜀처럼 뛰어오르는 순간 지난 자리에 기억은 까마득히 잊고 마는 메뚜기의 모습.
뛰어오르던 메뚜기 눈에 비춰지고 몸으로 느껴지던 그 광할한 공간,
그 공간이 바로 당신의 가슴이셨습니다.
광할한 그 공간은 자유로운 공간이었으나
원죄로 비롯된 어떤 이유로 지나치게 움추려들거나 지나치게 뛰면서
서서히 스스로에게 집중되는 에너지 속으로 계속 몰입되었고
비례하여 팽창되게 느껴지는 그 공간감이 허공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제가 느꼈던 허공속 공허감은 아담의 원죄의 소용돌이 속에서
당신께로부터 분리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이탈감의 한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스로에게 몰입되면 될수록
당신이 점점 아득해졌고 그 아득함 가운데
도리어 존재감과 자중심이 희미해져가던 시간
잉크빛 바다 속에 서서히 가라앉는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생에 그 어떤 시간보다 그 시간을 두려워합니다.
어마어마한 공간 ... 허공 ...
모두 동일한 시공간이었습니다.
실제 당신의 것이기보다는 시공간의 한 영역에 창조된 피조물에게 인지되는 그런 영역..
돌아보니 이제는
어울려지지 않던 낱낱의 기억들이 모두 하나의 이미지의 앞뒷면으로
자비하시고 거룩하시고 영광스러우신 당신의 모습을 드러나
제 심장에 드리워질듯도 합니다.
그 어마어마한 공간
당신의 넓은 사랑의 가슴
그 가슴에서 쏟아져나오는 빛무리
저는 이시간 가만히 당신의 하얀 가슴에 머리를 묻고
눈을 감습니다.
아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무게와 방향을 알 수 없는 그 하얀 허공 속에서 저 자신도 잊고
'새의 앞가슴 깃털처럼 가볍다' '온통 하얗다'는 느낌 속에 시간이 멈춘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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