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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파도가 저를 삼켰고 ..

저는 그 파도와 하나되어 해변 깊숙히 떠밀려나가고 말았습니다.

물을 떠난 물고기의 운명이란 ...

 

온몸이 거북이등처럼 바싹 타 말라갈 때

저를 덮쳤던 큰 파도와 그의 위력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상대방을 밀쳐내는 자석의 힘처럼 저 멀리 밀쳐내버리던 제게 있어 당신의 존재감...

 

당신의 존재감이 제게 있어 바다이고 물인지라 그시간부터 저 생명력은

당신의 부재감과 함께 명을 다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제가 느끼던 부재감은 말 그대로

실제가 아닌 느낌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실존하시는 사랑하는 당신이셨기에

모진 꿈을 꾸며 헛소리까지 해대는 아이를 들어 안아 

당신의 따뜻한 심장의 온도로 아이를 품어안아 주셨습니다.

 

저를 덮쳤던 거대한 파도는, 이미 내려놓은지 오래 되었다고 호언장담하던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일로 제가 내려놓은 것은 하나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햇빛같은 자비아래 

냄새나는 죄의 부스러기를 가득 뒤집어쓰고 남루한 모습의 저는

결국 저의 실제 본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저의 믿음 없음을,

당신의 그 깊고 헌신적인 사랑아래 있지만

한낱 여름날 풀같은 인생의 자존심을 여전히 더 귀하게 소중히 여기는

저를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때인가부터 

육의 관점으로 당신의 존재감을 느끼려 하고

그 관점에서 당신의 은혜아래 있고자 바라게 되어버린 저입니다.

사람들이 바로 육의 관점에서 당신의 귀하신 독생자를 바라보고 거부하며 

조롱하며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말이죠.

 

'잠잠하라!' 명하시면 순간 멈추게 될 요동치는 인생들의 바탕이 되는 바다라 믿습니다.

하얀 이를 드러내며 삼키려고 달려드는 눈 앞에 커다란 파도는 실제로

밖에 요인이 아니었습니다.

 

용서치않으려는 의지요, 쓸데없는 악한 자존심이요,

생명없는 관념에 노예된 자가 속한 고단한 삶이란 바다에 너울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저의 믿음없음과 저의 악함을 용서해 주세요.

 

도무지 커가지 않는 믿음과 사랑의 덕에 부재에 당신의 자비로 생명력을 부어주시어

죽은듯 보이는 이 단단한 악한 매듭에서 당신께 속한 연한 새순이 나게 해주세요.

 

탈진되고 자신감 잃은 남루한 모습으로 당신께 간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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