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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간 새벽에 들었던 음성 ..

말간 새벽도, 들었다는 음성도, 모두 은유적인 표현이지요.

하지만 저의 주님이신 예수께로 비롯된 제 영으로 감지된 또다른 의미의 분명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으스름한 새벽에 눈이 떠지자, 

이 아름다운 새벽이 열리는 시간, 기도를 통해 당신을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무거운 육의 몸은 지난 팍팍한 기억의 이불을 덮어 그런 저를 다시 재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저에게

전혀 다른 공간 다른 언어의 표현방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저에게 영원히 퇴색되지 않을 문자를 넘은

뜻이 담긴 이미지였습니다.

 

그시간 ..

분명하고 너무도 단순한 것이었으나 그 분명한 것을 이내 희석시키는

뿌연 안개가 저를 덮었습니다.

무겁기만한 저의 몸은 그 안개를 걷고 일어나 당신께 무릎을 꿇지 않고

도리어 그 뿌연 안개를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인냥 다시 덮고 잠들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몇날이 지난 지금, 제 마음에 닿아 그순간 제게 비춰졌던 이미지적 당신의 뜻은

조금도 퇴색되지 않고 있습니다.

모래로 조금씩 덮혀지고 있는 금궤상자처럼 말입니다.

 

이 아침 어눌한 손으로

그래도 그리운 마음에 모래를 뒤집어쓰고 있는 상태의 그 귀한 상자를 조심스레

열어봅니다..

 

그 간결하고 분명한 뜻이 포함된 이미지를

갑갑한 문자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겠지만, 대략

 

 "나는 어디든 존재하고 있으며, 네가 만나고자 하는 그 시간, 나는 너의 진실 바로 앞에 있다" 라는

의미였습니다.

 

'나의 진실' 바로 앞에 진정 당신께서 계신다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저의 믿음에 콜타르처럼 늘어붙어 있는

'허공에 공을 던지는 것같은 기도의 기억'  

'투명한 벽들이 존재하는 미로에서 길을 잃고 무시로 부딪쳐 넘어지던 기억'들에 의해

절름발이가 된 저의 믿음에 장애를 

당신의 능력으로 치료하여 주시고 회복시켜 주세요..

 

'투명한 벽들이 존재하는 미로' 역시 

교리에 속한 잘못된 지식과 잘못된 관념들이었으나

그것을 깨닫지 못한채

원수의 비웃음이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당신께 다가가고자 하던 스스로의 노력을 부끄럽게 만들던 그 시간 ..

 

제 믿음이 생명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바로 그 콜타르같은 기억들이 제 믿음의 숨통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죽은 것같은 믿음일지라도

저는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의 선하심과 자비하심과 사랑 자체이심을 제 심장에 지문처럼 지니고 있는 저를 

부디 불쌍히 여겨 주시어, 제 믿음을 소생시켜 주시기를

이 아침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