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시로 잊는다.
내가 누구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럼 나는 나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고 .. "
내 깊은 심연에는
나는 .. 아니 나에게는 ..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
그 두 사람은 절대 동일 인물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동일한 사람 속에 공존하는 두 인물이다..
내 깊은 심연에서만 함께 보이는 두 인물 ..
내가 벗고 싶은 내 모습과 내가 입고 싶은 내 모습 ..
한 모습은 상황이 어찌 되었든 나에게 평안을 남기고 자중심을 남기는데 반해
다른 한 모습은 늘 피해의식과 죄책감과 가벼운 즐거움과 노예근성의 좌절감과 두려움을 남긴다.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를 나로 인정하며 세워가야 하는지 뻔한 일이지만,
육체의 장막이 바람에 휘날리며 내는 먼지에 뽀얀 흙먼지를 뒤집어 쓴 자신을
내가 아니라고 말 할 자신은 없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모두 인정하자고 ..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떠한 길을 가고 있는지만 중요할 뿐이라고 ..
그 길을 걷는 이들에게 먼지 한톨 없는 상태란 자연의 상태에선 없을 것이고
설사 그런 이들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은 그들 자체로 그리 된 것이 아니라
성결하신 성령의 힘으로 더이상 그 흙먼지에서 자유롭게 된 것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
때때로 도리어 나를 좌절케 만드는 성숙한 믿음의 사람들의 경건한 모습 또한
그들 또한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육체의 장막을 걸치고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을 이미 다 거쳐 지나간 상태일 뿐이라고 ..
비록 사람들에게는 흙먼지 하얗게 뒤집어 쓴 그저 초라한 모습 자체일지 모르나
당신의 생명을 주고 사신 바 된
우리 주님의 자비하신 눈에는 결코 그런 가치없는 초라한 존재가 아닐 것이라고 ..
나의 고달픔과 허허로움으로 빛이요 길이요 생명이신 우리 주님을 찿을 수 있었다면
그것은 입에서는 쓰디 쓰나 배에 이르러서는 평안과 기쁨의 노래가 절로 나오게 하는
축복 중에 큰 축복의 씨앗이었음이 분명하다고 .. 말이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기보다
나는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 중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옳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내 뺨을 스치는 그 어떠한 종류의 바람도 모두 그 길에서 만나는 일순간의 바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내가 잊지만 않으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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