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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 인생의 윤곽이 보이려 합니다.

제 인생 내면 깊은 곳에서 가장 진한 애증으로 철저히 엮였던 이 ..

그가 바로 제 어머니셨더랬지요..

 

평소 제가 자주 하던 말이 있었지요.

인생에 최고의 악연은 미워할 수도, 품어 안을 수도 없는 그런 존재일지 모른다고요..

그만큼 항상 함께였고 원하든 원치않든 서로 엮이며 서로 애를 태우며 서로를 벗어나지 못한채

항시 그 언저리에 매일 수밖에 없는 인연 ..

그 고통의 또다른 표현이었지요.

 

저의 그 말에 담긴 의미와 깊이는 사실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무게감의 표현이었습니다.

제 어머니가 아시면 당신의 가슴에 대 못을 박는 말이 될 것이겠지만 말입니다..

더우기 저의 어머니께서는 아마 상상도 못하실 것이기에 더더욱 ..

 

이 깊은 내면을 드러내는 이 순간

저를 온전히 덮어 암흑 세계로 만들어버리고 마는 죄책감과

산산히 찢어지는 저의 심장의 고통과 쓰라림이

그 사실이 정녕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늘 보이지 않는 제 인생에 무게감이자 가장 말초적인 고통의 실체가 되곤 하셨지요.

약하지만 강하고 부드럽지만 억세기도 한 어머니의 감성체제는 무시로 저에게 상처가 되었지만,

어머니의 그 착하고 고운 심성, 헌신적인 모성애는 저의 모친을 향한 뜨거운 본능에 기름을 채우게 했습니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관념상 정서적인 마찰들이기에

저의 고통들은 저 스스로도 혼란스러웠지요.

어찌할 수 없는 애증 속에 자리한 죄책감이 오랜 제 고통의 실체였는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제 어머니가 원인제공을 해 오셨다 믿어오고 있던 차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분께서는 저로 죄인으로 드러나게 하시고,

피해의식을 늘 느끼고 살았던 저로 도리어

당신 앞에 형태지을 수 없고 확인할 수 없는 무형의 실재로

저로 철저하게 무릎을 꿇게 만들고 계십니다.

 

그분께서는 요즈음

무시로 아무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채,

주차장이 훤히 내다보이는 베란다에서 오직 당신 딸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서

저로 '무엇이 죄인지를' 가만히 깨닫게 하고 계십니다. 

 

물때 가득한 유리병과 그속에 넣어진 굵은 소금알갱이와 뜨거운 물과의 관계  ..

그 관계가 바로 저와 제 어머니..

그리고 저와 늘 버거웁기만 하던 제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사랑에 근거한 자기 판단과 감정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

세상 만물의 질서와 이치와 선악을 판단하던 지극히 하와의 후손다웠던 저였기에,

온통 찌들어 있는 그 묵은 물때를 뒤집어 쓰고 있는 저의 더러움을 말갛게 씻기우기 위해

천연 상태의 순수한 거친 귀한 소금알갱이와 뜨거운 물의 선물들을

당신께서 제 인생의 구비구비마다 미리 준비해 주셨나 감히 생각해 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미움이나 증오가 죄라는 생각을 번복합니다.

미움이나 증오는 죄와는 전혀 별개의 영역이었습니다.

 

죄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대상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죄였습니다.

죄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양만큼 사랑하지 않는 그것이 죄였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에너지로 빚어졌고 그 에너지로 살아가게 되어 있었으니

사랑은 우리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방법이자 요소였습니다.

하여 스스로  그 생명을 멈추고자 하는 그 의지와 행동이 죄였습니다.

 

우리를 창조하시어 생명을 이어가게 하신 당신이시고

죽게 된 우리를 구원해 내시어 다시 살게 하신 당신이시오니

당신께서는 진정 우리 인생들 앞에 존재하는 모든 선의 최고이시요

그 모든 선한 에너지의 근원이 되십니다.

 

부디 당신의 독생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그 귀한 보혈로 정결하게 씻기움을 받고

"내가 거룩하시니 너희도 거룩하게 되어라"라 하신 말씀대로

감히 저도 당신의 그 거룩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당신께서 저를 도와주세요.

 

오직 당신의 거룩함 안에서 당신의 거룩함을 노래하고

당신의 귀한 은혜 안에서 당신의 은혜를 노래하고

당신의 더할 수 없는 사랑 안에서 당신의 사랑을 노래하게 해 주세요.

 

당신께서는 그 순간에 제 영혼의 불꽃이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하늘을 향해 바로 서는 순간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십니다.

 

제가 이제껏 죄로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범과를 용서해 주시고

마땅히 사랑을 돌려드려야 하는 자리에서

그 아름다운 사랑의 교감으로 존재 자체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당신의 선한 사랑의 에너지를 저에게 가득 부어주시기를 청합니다.

아버지께 부디 저를 온전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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