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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들 /담아온 글 ...

숲 속에 서서 / 정희성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없을 때

나는 숲을 찿는다

 

숲에 가서

나무와 풀잎의 말을 듣는다

무언가 수런대는 그들의 목소리를

알 수 없어도

나는 그들의 은유를 이해할 것 같다

이슬 속에 뜨는 해와

그들의 역사를

그들의 신선한 의인법을 나는 알 것 같다

 

그러나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이기에

인간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나는 울면서 두려워하면서 한없이

한없이 여기 서 있다

 

우리들의 운명을 이끄는

뜨겁고 눈물겨운 은유를 찿아

여기 숲 속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