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가시는 예수님을 떠올리며
겨우 고개를 들어봅니다..
영원한 소멸로 향하는 무겁고 느린 죽음이 제 영혼을 덮쳤습니다.
저는 그 죽음의 에너지에 그대로 깔려 숨을 몰아셔야만 했습니다.
그 죽음의 에너지는 제게 익숙한 가슴답답하고도 메케한 연기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연기는 제 아무리 아름다운 정원도 순간 폐허된 오래된 고성의 그것처럼 만들고야 마는
그런 기괴한 마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힘은 사실 어떤 분의 표현대로
저에게로 몰입되는 강한 본능의 것이었습니다.
그 힘은 이땅에 어떤 이들로 하여금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실수인
스스로 자폭하게 하거나 타인을 죽이는 상황으로로까지 이끄는 강력한 힘을 내기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죄인중에 가장 죄성이 두터운 사람이었으며 사실 악인 중에 악인이었음을
당신께 오늘에서야 고백하고
이 철저한 죽음의 힘에서 저를 구원해 주십사 요청합니다.
자신에게로 몰입되는 힘 ..
그 힘은 죄를 불러들이는 힘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