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는
먹구름처럼 무겁고도 아침햇살처럼 가벼웁다..
초기 알치하이머 증상과 곤고한 일상 현실과의 미세한 충돌 ..
죽은 자의 가벼움과 산 자들의 무거움 ..
때묻지 않은 두 영혼 .. 그들을 황폐시키는 이들..
한 이에겐 사랑으로 엮인 거부할 수 없는 외손자요.. 다른 한 이에겐 동급생 남자친구들이었다..
시차를 두고 강물에 떠오른 두 영혼 ..
그 영혼들은 강물 속에 그들의 무거웠던 몸을 벗어 햇살 가득한 하늘로 날아 오르고
강물 속으로 그들을 밀어넣었던 이들은 무거운 검은 연기가 되어 현실 아래로 내려앉았다..
아침 이슬처럼 때묻지 않은 맑은 두 영혼은 강물 위 그 빛 속에서 서로 만나
위로와 용서의 시를 서로 주고 받으며
더이상 무거운 지상이 아닌 아침 햇살 받는 허공속 말간 이슬로
현실에서는 함께 앉을 수 없는 자리에서 서로 조우한다..
영화를 보고 돌아와
그녀들의 고단한 삶의 일상이 무겁디 무거운 연기가 되어 내 몸을 둘러
난 그 무게에 눌려 싸리빗자루 쓰러지듯 쓰러져 그대로 잠들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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