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거울을 주셨는지요..

당신께서는 제 기도의 응답을 위해 거울 하나를 내려주셨는지요.. 

 

'피조물들을 향한 당신의 사랑을 .. 사람으로 느끼고 알 수 있는 최대한 깨닫게 해 달라는 ..'

'그 기초 위에 당신께서 저희에게 허락하신 진정한 기쁨들로 행복해져서

그 행복들로 당신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릴 수 있게 해 달라는 ..'

그 기도의 응답으로 말이죠 .. 

 

그때 드리는 감사는 저의 의지와는 무관한

마치 뜨거운 심장에서 샘솟는 뜨거운 김같은 자연현상일 것이겠지요..

 

당신의 사랑을 제대로 알게 해 달라는 기도는 입에서는 달았으나

위에서는 너무도 쓰고 아린 것이 되었습니다.

 

제가 영광스러우신 당신께 너무도 겁없는 바램을 하고 말았나 봅니다..

제가 너무 뭘 모르고 겁없는 바램을 당신께 올려드렸나 봅니다..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가 가지는 에너지는 사실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에너지의 표현은 좀처럼 출렁거리지 않는 거대한 물길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어린아이의 마음에서 비롯된 그 기도는

제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벅찬 .. 지극히 신실하신 .. 당신의 엄청난 은혜를 불러들였고

그 은혜는 수많은 바람의 눈이 되어 

어린아이 눈에 들어오는 작은 점 하나라도 그냥 스쳐지나치지 않고,

마치 그 단면을 돌아가며 살펴보는 섬세한 눈이 되어

그 점이 가지는 각각의 단면 모두 들여다 보게 하였습니다..

 

그 단면의 모습을 모두 담아낼 저의 마음의 그릇은 턱없이 작아

곧 넘쳐흘러버리게 되었고

넘쳐흐는 그 단면의 것들은 시간이 채 얼마 흐르지도 않아 

제 옷을 점점 검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제 마음의 그릇에 담긴 것도 보니 같은 검은색이었습니다..

 

제 양심은 .. "내 옷은 원래 하얀색이었어.. 그런데 다른 것이 쏟아져 그것이 묻었을 뿐이야.."란 변명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담기는 모든 점들의 단면 단면 모두

사실 제가 가진 것들과 거의 동일한 소재로 된 것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 ...  아버지 !!

저는 아버지의 은혜의 본질과 깊이와 폭을 모두 제대로 알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어찌하여 저의 수치를 낱낱이 펼쳐 보이시어 저로 고개를 숙이게 하시는지요..

이럴 줄 알았으면 당신의 은혜를 보통사람들이 인식하는 정도의 것으로만 알려달라 할 걸 그랬습니다. 

그랬다면 늘 눈물을 훔치고 사는 저와는 달리 

주셨던 은혜와 주시는 은혜에 감사의 기쁨을 누리고 사는, 행복해 보이는 제 이웃들처럼

저도 그리 살 수 있었을련지도 모르니까요..

 

아 .. 아버지 !!

당신은 영광스러우신 분 .. 존귀한 분이신지라 ..

저의 기도와 맹세를 물릴 수 없습니다.

 

부디 주신 거울로 당신의 은혜가 더 확연히 드러나길 바랍니다..

비록 주신 거울로 인해 제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져버렸고 가슴은 화상당한 자라에 소금을 뿌려놓은듯 하지만

저는 당신께서 주신 수 많은 눈을 가진 바람같은 거울로 인해 늘 눈물을 훔치는 중에

지금의 눈물은 제 기도를 이루고 있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며

은혜를 은혜로 깨닫게 하기 위한 은혜의 연장선 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는 앞으로 드러날 당신의 은혜의 폭과 깊이를 가름해 보며 조용히 기뻐합니다..

 

 

 

 

'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해요.. 정말  (0) 2010.04.24
오늘   (0) 2010.04.21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걸까요?  (0) 2010.04.19
절망은 믿음의 밥그릇을 엎어놓는 행위  (0) 2010.04.19
양심이라는 호수  (0) 2010.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