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당신을 향한 사랑은 전혀 맹목적(盲目的)이지 않았습니다..
주변에게는 때때로 맹목적으로 보였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완전한 사랑에 가능성을 열어놓고
그곳에 높이 걸어둔 제 삶 자체에 대한 희망이었습니다..
저는 약하고 무능하고 때때로 유치하기도 하지만
속임수나 거짓은 싫어합니다.
배가 고파 타인의 음식을 몰래 훔칠 수는 있겠지만
그에게 마지막 남은 절박한 한끼에 해당하는 음식이라면
절대 그 음식으로 저의 날 하루를 연명하려 하지는 않습니다.
수시로 몰려오는 무료함을
날씨 좋은 날 내다 터는 이불처럼 매번 털어내며
수시로 얼룩지는 마음을
비누질하여 씻어 말린 옷처럼 매번 신선한 바람에 매번 씻어말려 다시 입는 저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건강한 자연.. 자연이었습니다..
건강한 자연은 죽음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자연으로 돌아가 그 자연과 철저히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자연에서 다양한 종류의 생명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자연으로 돌아가고 탄생되기를 반복하면서
거대한 에너지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무능하였지만 우매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여 벼락맞아 죽을지언정 '왜 하필이면 나야?'라든가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더더구나 '왜 자연 안에 벼락이란 것이 있어서 내 생명을 끊어놓게 만드는가?'라는
말은 더더욱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벼락 또한 제가 살고 있는 자연 안에 존재하는 자연현상이었으니까요..
차라리 그토록 광대한 양과 질의 자연과
그 자연을 움직이고 있는 너무나 질서정연하여 도리어 단순해 보이기까지한 자연의 순리 ..
그 안에서 순간과도 같은 점에서 파생되는 시공간의 우주가 티끌같은 저의 우주가 되었다는 사실이
제 영혼의 눈에 들어오게 된 이후 ..
저는 어떤 자연 현상의 쳇바퀴에 모질게 끼어 결국 소멸로 향하는 소용돌이 속에 빨려들어간다 하더라도
어떤 인간적 분노로 드러낼 수 없었습니다.
제가 입고 있는 육체가 바로 자연의 작은 조각이었으니까요..
그 깨달음이 제가 낼 수 있는 지혜의 총결산이었고 한계였습니다..
그런 죽음처럼 미동도 못하는 깊고 짙은 어둠 속에
당신께서는 예수라는 빛을 띄워 주셨고
생명력 충실한 저는 빛이신 예수에게 생명을 건 비장한 의지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당신께서는 아실 것입니다..
도저히 살아서는 다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어떤 누구도 살아서는 나가는 것을 실제로도 본 적이 없는
시간도 멈춰버린 것같은 사방 안개 자욱한 검고도 끈끈한 펄 속에 가두어진 몸으로
보이는 현실 너머의 세계에 계시는 믿음 안에 주님을 바라보며
육체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그분을 보면서 싸워야 하는 검고도 끈끈한 펄을 저항하며 나올 수 있는 힘이
그저 환상의 비누방울같은 맹목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사랑이라는 빛 그 빛만으로 삶에 의미를 찾고자 하였던 저에게
사랑의 빛은 감지되었고
영적인 세계에서 맹인과도 같았던 제가 본능적으로 그곳을 향하게 되었던 것은
어쩌면 같은 맹목이라는 문자 안에서의 다른 의미의 힘에 이끌리고 만
저도 모르는 맹목 때문이었을련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여보기도 합니다..
그런 맹목이었기에 육체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당신을 보며
현실로 드러나고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검고도 끈끈한 펄을 저항하여
오늘도 필사의 힘으로 당신 계신 곳을 향하여 나오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이제 ..
맹목이든
맹목 이전에 그 맹목을 끊임없이 이끌고 있는 진정 아름다운 당신의 에너지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게 제 육신과 제 영혼 모두 ..
제게 제 마음과 제 정신 모두 ..
은혜롭고 자비로우신 당신의 사랑의 표현이자 확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의 진실이 되었으니까요 ..
저는 노래합니다..
완전한 사랑 안에 완전한 사랑으로 하나되자고 부르시는
그 놀라운 희망을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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