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손 아래 시누이에게 그랬지요..
나 시간을 돌려 그 시간을 다시 살라 해도 그 이전보다 더 잘 살 자신이 없다고요 ..
단 방법적으로는 지혜롭고 순탄히 넘어갈 수 있을련지는 모르나
마음으로는 더 잘 할 수 없을 것 같다고요..
지금 .. 그 때 한 말에는 제 양심에 비추어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당신께서 보시기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저도 어찌할 수 없는
아담의 후손으로서의 탈난 양심의 한계일 것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이미 아시겠지만 제 육신의 아버지가 여기셨던 대로
저는 삶에 애착이 너무도 강한 아이였지요..
제 주변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할련지는 물라도 말이지요..
제가 중요시 여기는 내면의 양심의 세계 영역에서는
늘 탄피 튀기는 전쟁터의 군인의 자세로 살아왔습니다.
제 양심과 관련없이 어쩔 수 없는 양보나 약함으로 인한 타협 앞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에 대한 가볍지 않은 고뇌와 함께 스스로를 깍으며 살아온 모습을
아버지께서는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 말씀을 이 시기에 굳이 말씀 드리는 것은
나름 최대한 적응하며 살아온 저의 삶이 저의 최선이었노라며
그 결과에 대해서 아버지께서 책임져 달라는 억지를 부리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 삶에 두었던 삶에 대한 애착의 부분에 대해
당신께 두는 믿음 앞에서
제 지나온 삶 속 가장 깊은 곳에서 그 삶의 방향을 좌지우지 했던
그것의 뿌리 영역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다시 살펴보기 위해서 입니다..
............
또다른 눈을 통해 보니
이제껏 힘들여 세워올렸던 건물들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 건물 한 가운데 심었던 나무 두 그루 만이 보입니다..
그동안 지어올렸던 건물들만 연기처럼 사라지고만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 지 몰라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아득한 세월들을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허상의 건물들을 지어올리느라
정작 저의 손을 기다리고 있는 어린 묘목들에게
때에 맞는 양분과 물을 공급해 주지 않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허상의 건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그 많고 많던 철근과 시멘트 그리고 자갈돌들은 다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말았던 것일까요..
그것을 나르고 쌓고 할 때 나던 땀냄새는 지금까지도 너무 생생한데 말입니다
아버지..
저의 양심은 말하네요..
그 노력은 당신께로 비롯된 자기가 녹아 없어진
그래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칭찬과 비방이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온전한 거름이 된 생명의 에너지를 실은 사랑이 아니라
그저 저가 소유한 것 중에 나름 가장 올바른 방법으로 판단해 꺼내 든 방법 중의 하나였다고요 ..
화평을 위해 .. 나중에 돌아올 화를 더 이상 불러들이지 않을 나름 최선의 선택의 방법 중 하나라고요..
그저 허상의 빗자루 움직임에 맞서 나의 방법으로 대응한 것에 불과한 것이었다고요..
그랬기에 그 치열한 전쟁은 악한 전쟁이 되고 만 것이었고
그 전쟁에 제가 가진 에너지를 그저 소진만 되었기에 그토록 힘이 든 것이었다고요..
이제 당신 앞에 고백하건데 그 싸움은 결코 선한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이라는 자신의 선한 방법을 무기로 사용한 악한 싸움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 그래.. 저 아이는 결이 곱고 착하기는 하지.." 란 더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고백을 받기 위해
사람들의 가치없는 말과 판단이라는 허상의 춤추는 빗자루 놀음에 맞서
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싸움을 해왔던 것이었습니다..
그 허상의 빗자루 춤에 맞서 달려나간 것은
예수와 함께 죽어야 할 육에 속한 자존심이었고
결국 썩어 없어질 그 자존심은
자신의 이름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
상대를 진정 용서하고 위해주기 위한 마음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싸움이 악한 싸움이 되고 만 것이었습니다..
만일 내가 살아있지 않는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와 함께 하는 마음이었다면
그 어떠한 억울한 소리와 대우에도 제 마음이 그리 흔들리지는 않았을 뿐더러
화평에 사용될 에너지는 무궁무진 할 수 있었을 것이었습니다..
없는 사랑이라는 무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저의 영혼은 늘 피폐해져야 했고 저를 깍아야만 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당신께로 비롯된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 진정한 선한 사랑의 무기로 싸워야 했었습니다..
그랬다면 그 허망한 홀로의 싸움이 그토록 오래 끌지는 않았을 뿐더러
제 영혼이 피폐해지거나 우울해지지 않아
저의 따뜻한 눈길을 기다리고 있던 어린 영혼들을
보다 더 잘 거둘 수 있었을 것이었습니다..
............
사랑하는 아버지..
허상의 악한 싸움으로 인해
늘 지친 저의 그늘에서 제대로 양분을 받지 못해 자란
제 또래보다 가는 둥치의 두 어린 나무를 돌아보아 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이제 제 심장에 자리하신 당신의
온전한 사랑을 공급받아
나날이 둥치를 키우며 가지마다 잎을 내며
그들 나름 가진 달란트들을 모두 십분 활용하여
건강한 인생을 이뤄내 그 사실로 당신께서 영광 받게 되시옵길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더이상 자신이라는 밥풀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살아
이름뿐인 거름의 상태가 아니라
스스로가 삭아 없어진 온전한 거름
다른 생명을 살리고 키우는
온전한 상태의 거름이 되도록 도와주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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