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기쁨이 ..
아침 햇살을 머금은 향유의 출렁거림으로
부드럽게 부드럽게 잔잔한 물결로
제 가슴에 밀려왔습니다.
저는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 화사한 기쁨을 덥썩 삼켜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일까요?
행복해서 콧노래가 나올 것 같았던 그 기쁨이
오히려 맹독처럼 아릿하게
심장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왜 죄없는 깨끗한 기쁨이 더 이상 기쁨이 되지 못하고
맹독처럼 고통이 되었을까 하고요..
한참을 고민하다가
저는 드디어 답을 찾았습니다..
그 어려운 답을 제 머리로는 결코 찾아 낼 수 없을 것이었으나
분명 우리 주님께서 귀땜을 해 주신 것이리라 생각하면서
여유있게 감사의 미소를 지었습니다..
답은 ' 이제 나는 .. 기쁨으로 내 몸을 키우는 어린아이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화사한 기쁨을 받아들여
그 기쁨을 영롱한 진주로 만들어 간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진주조개가 될 능력을 가진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삼킨 화사한 기쁨은 제 심중에 들어가서는
본디 없던 것이어서 이물질로 인식되어 고통이 따르겠지요.
하지만 저는
거짓없는 제 눈물과 피와같은 진액으로 그 고통을 감싸고 감싸
먼 훗날 제 눈물과 제 피와같은 진액의 결실인 영롱한 진주를 이 세상에 내어 놓을 것입니다.
깨끗한 기쁨이 자연이듯
깨끗한 눈물과 깨끗한 고통이 자연이듯
영롱한 자연의 빛을 지닌 진주 또한 그 자연의 산물임을 증명해 낼 것입니다..
진주조개 ..
고통을 도리어 값진 보석으로 만들어 내는 정말 멋진 생명체이지요..
아버지께서 도와주세요..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 자연 자체이거든
그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 여전히 선하고 아름다운 흔적으로 남게 되도록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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