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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신발

반듯한 정장을 차려 입고

깨끗이 닦여진 구두를 신는 것은 자연스러운 조합이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깨끗하게 빨아진 하얀 운동화를 신는 것 또한 필요한 조합이다. 

 

일터에서 생활하기 편한 신발로 갈아 신는 것 또한 일상의 조합이다.

 

하지만 .. 

나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것과는 별개로

신발이 어떤 면에서 인간의 한계를 증명하는 증거로 와닿기 시작했다..

 

그랬기에 오래 전 ..

선민의식이나 집단 우월주의로 무장한 것 같게만 보이던

낯설기만 하던 이들과 함께 생활을 시작하게 되던 때 ..

그 강하고 교만하고 독선적인 태도에

내가 두려워지거나 더 나아가 미워지기도 할 때면 나는 늘

벗어논 그들의 신발 정리를 하곤 했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그 기고만장한 것 같은 태도에 속아 겁 먹지 않으려는

내 나름의 돌파구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신발에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다...

정장을 입어야 하는 장소에 정장과 어울리는 단정한 구두 말고는 

눈에 조금도 드러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신발을 신고 다닐 뿐.. 

평소 내가 나를 포장하고 살지 않듯 내 신발도 내 생활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편이다.

 

무슨 심리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눈에 다 큰 어른으로 보이는 나는

길에서 리얼하게 넘어져 다치는 것보다

넘어지면서 신발이 벗겨지는 것을 더 피하고 싶다..

 

다른 이들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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