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파가 많이 맵지도 않고 부드러운지라
파김치를 담아 먹으면 좋겠다 싶어 기장시장에 나갔을 때 일이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같은 이들이 팔장을 끼고 앞서가고 있었다.
젊은 아내가 자신의 남편같은 이에게 이야기 했다.
"자기야 .. 자기 아는 거
너~무 없다는 거 알아?"
아무 생각없이 뒤따라가던 내 가슴에 갑자기 찬물을 확 끼얹는 것 같았다..
젊은 남편은 지극히 온순했다.
"응.."이란 짧은 대답과 함께 어색한 미소로 그 상황을 무마시키고 넘어갔으니까 ..
난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지 못한다..
하지만 젊은 남편이 무척이나 무안했을 것 임엔 틀림없을 것 같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다 여린 와인잔 같은 것이거늘 ..
남의 상처가 될 말들을 그리도 쉽게 내뱉고 사는지 ..
그런 생각이 들면서 ..
가만히 내 기억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