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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아침에 하늘을 우러릅니다.

무척 아프고 난

다음날 맞이하는 아침 ..

 

먹지 못해 텅 빈 속에

시린 바람은 가득 찼고

한지처럼 가벼워진 몸은

서리 맞은

속 빈 갈대가 되어..

 

시린 햇살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봅니다. 

 

시린 햇살로

가득 채워진 하늘은

오늘은 나의 편이 되어주질 않고

도리어 서리 맞은

제 하얀 몸을

더 시리게 합니다.

 

당신의 부재하심은 아닐테고

제가 아직

어젯밤의 환영에서

깨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일테지요.

 

아직 꿈에서

깨질 않은 것일테지요. 

 

속이 텅빈 갈대에

내린 서리와

그 갈대를

더 시리게 하는 바람은

 

당신을 바라보는

영혼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볼 수 없는

육체에 속한 것이겠지요.

그렇겠지요..

 

당신을 사랑하는 우리 인생이

고달픈 것이

바로 그 때문이겠지요..

 

영혼의 눈에 비치는 영상과

육체의 눈에 비치는 영상이

때로는 ..

 

당신을 바라보는 마음에

자기 근원을 알리지도 않은 채

비쳐지는 까닭에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또 외롭고 서럽게도 만들지요. 

 

제 영혼이 힘을 차리고

저 하늘의 햇살이 따스하게

느껴지게 되면

그때서야

저는 도리어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내린 서리에 ..

텅 빈 가슴에 들어간 바람에 ..

가까스로 하늘을 향하고 서 있던

초라한 몸이

풀려서 제 몸은

바닥에 누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리 암담한 것만은 아닙니다.

 

조금 있으면

봄이 돌아올 것이고

봄이 오면

쭉정이같은

제 몸을 벗고

새로 파릇파릇한

새 몸이 돋아 오를테니까요..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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