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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

 

제 잃어버린 그 이름으로

찾아오신 하나님 아버지..  

 

아버지란 이름의 밑그림이

아주 잘 그려진 모양이예요.. 

 

그래서 때로는 아주 버리장머리 없이도 굴지만

'아버지'란 이름에 합당한 신뢰와 사랑과 편함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까요..

 

우리 아버지는 ..

참 외로운 분이셨지요. 

그분에게서 외로움을 배웠어요.

그 외로움 때문에 제가 당신을 찾게 되었구요.

 

늘 신문을 펴들고 계셨지요.

어느 날엔가 한참을 신문에 눈을 두고 계셨다가

갑자기 전혀 다른 이야기를 물으셨지요..

'보고픔'에 관한 질문이었지요.

 

"죽을 때까지 굶어서 보고 싶은 사람 볼래? 먹고 살래?" 

그때 저의 나이 많아야 열 댓살 정도였지요..

어린 딸애에게 질문할 성질은 아닌 질문이었지요.

아버진 당신이 보고 싶은 사람을 보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일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던 거였습니다.

 

그때 저는 아버지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보고 싶은 게로구나 ..'

 

평생을 할머니를 그리워 하시다 돌아가셨지요.

과수원 앞에서 할아버지께서 찍으셨다던 가족사진을 한 사람 한 사람 확대시켜

액자에 넣어 보관하시곤 시시때때로 꺼내 보셨지요.

 

그런데 지금은 의문스럽습니다.

엄마도 계셨는데 .. 아버지께 그리도 잘 하시던 어머니가 계셨는데 ..

왜 과거에 그리 집착하셨을까 해서요.

나름대로 아버지를 필요로 하는 직장도 가지고 계셨는데요..

 

아버진 .. 우리 아버진 .. 우리와 함께 사시는 게 별로 행복하지 않으셨던 걸까요?

 

아니면 저처럼 병적인 외로움과 고독의 병을 시달리셨으나

결국 당신께로 난 길을 찾지 못한 채..

당신의 어머니께로 난 마음의 길을 늘 그렇게 서성거리셨던 걸까요?

 

오늘은 저희 아버지가 많이 보고 싶습니다.

늘 외로우셨던 우리 아버지를 안아 드리고 위로해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