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를 뒤집어 쓰고 있는 탓에
기도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종일 제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타닥 타닥 장작 타는 소리와 그 불기운만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개미로 변했습니다.
캄캄한 땅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길은 계속 연하여 길을 내고 있었고
그 길은 아주 오래 전에 걸어 들어갔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
아직까지 이 길이 건재하고 있음에
놀라고 .. 당황스러워 ..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저 안에 저가
예전처럼 또 그렇게 저를 비웃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두려움인지 슬픔인지 모를 눈물이 한가득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 사람만 없다면 소리내어 막 울고 싶었습니다.
상위 3% 안에 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세워지고 있을 때 ..
엄마인 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그 족쇄가 아이 발에 채워지는 그때에 저는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던가요?
능력없는 엄마는 그 아이를 모는 바람 옆에서
바람과 같은 마음으로 아이가 그렇게 되어주는 것이 싫지 않았던 것일까요?
이제 아이를 모는 바람은 없으나 ..
그 바람은 아이의 내면으로 들어가 스스로가 바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외부의 바람이 잠자자 아이에게 속삭였더랬습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세계를 믿어보라고 ..
모든 인생은 30 30 40의 비율로 스스로의 환경에서 행복과 불행을 느끼며 살게 되어 있는 거라고..
평범한 날을 어느 날에 포함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
그 평범한 진리 안에서 .. 자신이 잘 할 수 있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가는 것이 관건이 되어야 한다고 ..
그러나 ..그러나 ..
아이는 저의 진심을 자신을 위한 위로로 받아들일 뿐이었습니다.
저는 아주 무력한 엄마였습니다..
저가 살면서 터득한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하였으나
자신있게 알려줄 수 있게 된 그 때는 ..
자신의 목표가 인정없는 주인이 되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는 어느새 바람의 노예가 되어있었습니다.
그 바람은 잔인하게 아이를 계속 몰아갈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게 되었습니다.
어제 ..
과학시험 보는 도중에 졸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
저는 땅 위로 가라앉아 있는 검은 연기 세계속에 바로 가두어져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옛날 .. 남루한 옷을 입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 쓴 채로 ..
아궁이 앞 장작불 앞에 쪼그리고 앉은 아이로 그대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타들어갈 장작도 없고..
더 이상 검고 매운 연기는 나지 않지만 ..
더 이상 장작불의 열기도 남아있지 않지만 ..
저는 미동도 않은채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습니다.
재를 털고 ..
아버지께로 나아오지도 못하고 그렇게 그렇게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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