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1/5

쓰린 하루의 시작 ..

성질을 있는대로 내면서 아이를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길 ..

채 3분도 안 되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너 .. 다 커서도 뱃가죽에서 떨어지지 않고 늘어 붙어사는 캥거루인거 알어?"

"너 .. 정말 지켜운 캥거루네 .." 

 

그 시간에 정말 .. 어린 티가 전혀 남아있지 않아 ..

전혀 귀엽지 않은 캥거루로 보였다.

맨날 끌어안고 다니다 힘이 드니 내팽개치면서 짜증을 낸 꼴이다. 

 

준비물 챙기지 못해 선생님께 야단맞고 종일 불편하게 지내봐야 

저도 조심할 것을 ..

그것이 안타까워 먼저 파다닥거리며 아이에게 닥달한 나도 참 ..

 

복잡한 생활 동선이 실수를 연발시키고 .. 지치게 하는 것 같다 .

 

핸드폰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하루 생활 기분 정리해서 즐겁게 지내라고 ..

실내화는 사가지고 들어갔냐고 .. 문방구에서 살 시간은 있었냐고 .."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 아이네 학교는 핸드폰 자체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고 ..

나 역시 핸드폰이 없으니 ..

마음으로만 속삭일 수밖에 없었다 .

 

나중에 물어봐야지 ..

엄마의 미안해 하는 .. 마음의 소리가 들리더냐고 ..

 

에그 ~  지질이도 못난 엄마다 ..

 

하나님께도 부끄러워 기도도 못하고 ..

음악만 들으며 애써 외면하면서 심통난 복어 얼굴이 되어 ..

쓴 마음으로 조용히 하루를 시작한다 ..

 

 

 

'살아가는 이야기1 >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은 눈빛을 깊게 만들고 ..  (0) 2008.09.04
믿음 안에서의 생물 (生物)  (0) 2008.09.04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0) 2008.08.27
이미 강을 건너버렸구나 ..  (0) 2008.08.25
가을 ..  (0) 2008.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