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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내 차라리..

내 차라리

몰랐더라면 ..

 

내 차라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

 

좋았을 걸 그랬다.

 

 

내 차라리

그냥..

 

흙이고   

나무고  

물이고

꽃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내 차라리

그냥..

 

산골의 딸로 태어나 ..

 

하나님이란 이름도 모르지만

하늘을 공경하고 ..

부모를 공경하고 ..

남편을 존경하고 ..

자식을 사랑하고 ..

내 집에 오는 손님들 귀하게 여기고 ..

내 손을 바라보는 생명들을  아끼며 ..

 

어설픈 내 발걸음에

이유없이 무참히 밟히는

이름없는 꽃들에게 미안해 하고..

 

한 여름날 ..

가족들 먹이려 

미안해 하며 

키두던 닭 잡는 ..

 

평범한 시골 아낙이 되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자연을 교과서 삼아 ..

양심을 선생님으로 삼아 ..

해 뜨면 일하고 ..

해 지면 자리에 드는 ..

 

그런 무지랭이 촌부였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다. 

 

 

내 차라리

절에 가면 부처에게 절하고 ..

교회 가면 하나님께 절하고 ..

하늘 보고 절하며 ..

 

내 부모 내 남편 내 아이들 

건강하게 잘 살게 해달라고 비는 ..

 

이 땅에 무지한 아낙이었면 

차라리 더 ..

좋았을 걸 그랬다.

 

 

아는 게 없어 ..

오로지 양심이 법이 되어 ..

 

어느 누구와도

 

이래야 하네 ..

저래야 하네 ..

 

다툴꺼리도 없었다면 ..  

차라리 더 ..

좋았을 걸 그랬다.

 

 

내 이름을 아는 이는 ..

오로지 ..

 

내 부모와 ..

내 형제와 ..

내 남편과 ..

내 아이들이 전부였다가  ..

 

내 자연으로 돌아가면서

내 이름까지 가지고 가 ..

 

이름도 없이 

흔적도 없이

땅에 스며드는 ..

 

자연이었다면 

더 ..

좋았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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