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내 인간성에 문제가 있나봐.. "
자신의 인간성이 수상하단다 ..
아주 귀여운 소리였다.
이유인즉 ..
오늘이 우리 아파트 바로 앞 빌라에 사는 저랑 절친한 친구 생일 ..
어제 힘들게 선물한 선물을 ..
생일인 오늘 아침이 시작되는 시간에 만나서 전해 줄 생각이었다나..
요즘 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보통 밤 12시 가까이 되니
집에와서 전화하여 생일 선물을 전해주려했는가보다.
중학교 때 집 앞까지 와서도 할 이야기가 남았을 때 같이 앉아 있었던
바로 그 화단가 둔턱에 촛불도 켜 둘 생각까지 하여 초도 준비했단다.
문제는 학원에서 오면서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통화가 되지 않았고..
풍선에 바람 빠지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가
등교길에 전해주려고 전화해도 받지 않더라나..
문제는 그때부터 이유없이 그 친구한테 화가나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왜 화가 나는 것일까? "라고 묻기에..
"사랑을 많이 표현하고 싶은데 그 표현할 수 있는 폭이 좁아져서 그랬을까?
근데 아주 친한 사이에는 ..
그런데 많이 표현한다고 더 많이 기쁘고 조금 표현한다고 덜 기쁜게 되는 것이 아니고..
진심이 전달되면 생각만큼 표현의 양과는 별 상관없을 것이니 애를 태우지 마라"고 답해주었다.
그런데 ..
아이는 그것이 답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자기는 선물을 받는 그 친구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
선물을 주는 일 자체에서 자기 기쁨을 찾을려고 했기 때문에
엉뚱하게도 친구가 원망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속으로 깜짝 놀랬다.
아이가 이렇게 많이 컸는가 .. 하고
난 칭찬을 퍼부어 주었다.
넌 엄마보다 훨씬 더 큰 그릇이 될거라고 ..
스스로를 그렇게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건강한 양심을 가진 것이라고 ..
그 건강한 양심이 정말 훌륭한 인격을 소유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아이는 ..
그러한 심리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냐고 또 다시 물었다.
아이는 이제 인간의 원죄란 세계의 문을 열어보고자 문고리를 잡고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나는 .. 자기와의 악한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 관문인 그 원죄의 세계란 문을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다.
아이는 이제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온 것이었다.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는듯 가볍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거 자기 중심적 이기심이지..
당연한 거야..
그 본능에서 우리는 달리기를 시작하는 거라고 ..
그러나 ..
본능적인 그 이기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슬퍼하며 슬픔으로 그것을 벗어나가는 만큼..
인간의 향기가 짙어지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스스로에게 존재하는 커다란 아담의 원죄의 실체를 발견하고 놀라워하고 있었다.
나는 내 아이들은 나랑은 좀 달랐으면 하고 바랬었다.
인생이란 노트에 연필을 너무 꾹꾹 눌러 써서 ..
지워도 그 흔적이 남게 되지 않게 가볍게 가볍게 그러면서도 진실되게 살기를 바랬으나..
내가 살아온 그 길대로 자기를 깍으면서 살게 되려나 싶어 ..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디 그 뿐에서던가 ..
신앙인으로서 아담의 원죄격인 '자기 의'를 발견하고 그것에서 자유롭게 되는 과정도 ..
지금 겪고있는 그 과정을 똑같이 밟을 것인데 ..
어떻게 보면 육으로 태어나 육으로 장성하는 과정에서나 ..
영으로 태어나 영으로 장성하는 과정에서나 모두 ..
아담의 원죄의 실체인 자기사랑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이지 싶다..
'살아가는 이야기1 >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본디 그런가봐.. (0) | 2008.07.19 |
---|---|
등대 (0) | 2008.07.18 |
눈을 주께로 돌려.. (0) | 2008.07.16 |
날아 오르는 새 (0) | 2008.07.13 |
어제 있었던 일 (0) | 2008.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