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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가 ..

제 인생의 날 중에서 오늘 하루만 그 날 중에 묻혀 존재한다 해도..

당신이 내어주신 이 세상에서 살다 간 당신의 피조물로서 감사의 노래를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의 바다가 잔잔하고.. 몸을 두고 있는 바다 물결 또한 평온하여

저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잊고 세상을 떠도는 구름과 함께

이땅의 이방인이 되어 세상을 둘러보았습니다.

 

주인의 손에 이끌려 우시장에 이끌려 나온 어미소와 송아지가 보였습니다.

자신의 새끼가 자기와 분리되어 다른 우리에 다른 송아지들과 함께 가두어지자

어미소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장면이 잡혔습니다.

자기 새끼가 다른 송아지들과 함께 팔려 트럭에 실려 가자

어미소는 고개를 위 아래로 저으며 절규하듯 울었습니다.

그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모두 같은 분에 의해 지으심을 받은 존재이니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동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애처러운 광경이..

이 세상을 둘러보는 이방인의 눈에는 슬픈 감정을 너머 ..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졌습니다.

 

본디 無의 존재. 無의 세계에 존재하던 우리에게

그런 슬픈 사랑의 모습의 주인공이 되든 아니면 그 것을 지켜보는 자리에 있든..

하늘 위 환한 햇빛 아래 ..

그 아름다운 애절한 사랑의 증인으로 서게 하셨있다는 자체가 축복이며 감사였습니다.

 

차창에 비치는 .. 길 가는 사람들의 표정 하나하나도 똑 같지 않게 다양했습니다.

이땅 이방인의 눈에는 잘나고 못나고가 따로 없고 모두 자연을 닮은

자연 속의 꽃이고 풀이고 돌이고 바위이고 나무로 보였습니다. 

 

화사한 햇살 아래 따스한 봄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연분홍색 벚꽃 가로수들을 스쳐지나면서..

당신께서 만드신 자연아래 당신께서 지어주신 몸을 가지고

보고 듣고 느끼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

새삼스럽게 너무도 감사하여 당신 계신 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 보았습니다.

 

자연의 질서 속에 오늘도 건강하게 푸른 잎을 내는 나무들과..

때때마다 제 계절의 시간을 잊지 않고 돌아오는 제 계절의 바람

생명은 생명을 낳아.. 계속되는 세대의 흐름 속에서..

스치는 수 많은 인연들의 얼굴과 그들이 남긴 사랑

그들로 인해 제게 새겨졌던 기쁨과 슬픔과 환희와 비애와 즐거움과 괴로움 그리고 희망과 절망..

기억에 새겨진 그 감정들은 그때는 차갑고 뜨거워 도저히 조화를 이루지 못하였으나

이제보니..

�픔이 기쁨을 애타게 기다리게 하고 ..  절망이 희망을 더 그리워하게 해 주어 ..

그 엇갈리기만 하는 그 감정들은

속사람의 얼굴을 눈물로 깨끗이 씻고 그 눈물에 비쳐진 깨끗한 마음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과정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나고 보니 .. 모두 우리 인생의 거름들이었습니다. ..

모두 우리 자신을 다듬는 정과 망치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의 인생 중에 씨실과 날실이 되어

아름다운 기억들을 만들어 낸,

정녕 아름답고 인간적인 자연스러운 소재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버지! 지나고 보니 사람 가까이에서 울고 웃게 하는 모든 바람 역시

생명을 누리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선물이었습니다.

피조물에게 가장 큰 선물은 생명이니 

그 생명의 날 중에 담기는 것 또한 선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피조물에게 생명을 잃는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의 날 중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순간만큼 본능적으로 두려워 하는 시간은 더 없습니다.

 

잠깐 피었다가 사그라드는 불꽃같은 인생들의 시간 속에서

사랑하던 모든 이들에게서 분리되어 그들의 기억에서 점점 잊혀져 간다는 것..

사랑하던 이를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볼 수 없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얼굴이 점점 희미해져 가며 아득해져 간다는 것..

이 세상에서 이 보다 더 잔인한 슬픔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죽음을 당신께서 해결해 주셨습니다.

당신의 독생자로 우리의 죄를 감당케 하시고 우리을 그 죄에서 해방시키시고

그 아들의 의로움으로 우리의 의를 삼아 주셔서

당신의 아들을 영으로 부활시키시어 당신의 우편으로 부르시고

당신의 아들께 두는 믿음만으로 그 아들이 당신의 몸과 피로 내신 그 길로

우리를 부르시어 당신 아들 계신 곳에 우리도 함께 있게 하신 

그 사랑의 길에서 ..

당신의 피조물인 인생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죽음을 없애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발자국을 내신 그 길을 따라 우리 행복의 원천이었던 아버지 품에 안겨

우리의 사랑.. 우리의 눈물.. 우리의 희망.. 우리의 구원자 .. 우리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그 죽음을 다시 맛보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감사하게 말이지요.

 

피조물로서 조물주이신 하나님께 이런 사랑을 받았다면..

이땅에서 슬픔과 눈물로 밥을 지어 먹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보고 산 다 하더라도 

'나는 숲속 응달의 가두어진 연못이려니..' 여기며 살면서

물에  비친 하늘을 노래하며 나를 찾은 새들의 목을 축여주며

나로 기뻐하는 자들이 있음을 감사하며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 하나 절 찾아 주는 이 없어도..

귀하신 당신의 몸을 버리기까지 하신 우리 주님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그 기쁨에

더 이상의 기쁨을 바라지 않고 우리 주님의 사랑을 가슴에 꼭 품고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 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제가 어려서부터 바라던 모든 것을 저는 이루었습니다.

늘 가지고 있었던 의문들이 말씀으로 다 풀었고..

아버지의 인류를 향한 사랑의 증표인 구원에 이르는 비밀들이 안개가 걷히듯

이제 윤곽을 드러내며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저는 행복한 당신의 피조물입니다.

 

당신의 거룩하심과 영광스러우심을 ..

저의 모든 노래로 증언할 수 있는 당신의 날개아래 있는 피조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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