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즈음.. 아버지께서 저를 깊이 사랑하여 오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살아 온 날들이 모두 은혜였음을 또한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고요..
혹시나 제 감사의 표현들이 너무 약해서 서운하시지는 않으셔요?
지금은 윤곽이 보이나 안개에 가려 분명한 형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예요.
안개가 점점 걷히고 진실이 보이기 시작하면 점점 더 분명한 감사의 노래를 불러드릴께요.
지나온 저의 날들을 돌아보니 ..
저의 가슴으로 불던 시린 바람의 정체는 .. 아니..
다른 이들이라면 저의 조건에서 어떻게 느끼고 살았을련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고통이었던 그 바람은..
저의 정신을 늘 깨어있게 만들기 위한 아버지의 사랑이었음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습니다.
아버지! 아마도 제게 허락된 인생의 날 중에 삼분의 이 정도 되는 날들을 보낸 지금..
그 바람은 이 세상에서 아버지와 우리 주님보다 .. 더 소중한 그 어떠한 것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럴리도 없겠지만, 누가 이 땅의 부귀영화를 다 준다고 이리 오라 손짓하여도..
이미 부귀영화를 누리는 양아버지 그늘 아래 서러움의 바닥을 이미 알게 된 아이..
가난하지만 자기를 찾기 위해 평생을 찾아 다녔던 제 친아버지의 손을 더 꼭 잡고는
그간의 설움으로 눈물이 가득 고인채 고개를 젓는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시린 바람은 제 머리카락 한 올도 날리지 않게하는 신기한 바람이었지요.
이 땅에서의 저의 환경은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저를 보호하고 있었으니..
그 바람은 저의 감수성을 통한 저의 내면으로 부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 바람으로 인해 저는 .. 저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에게서..
진정한 선함이 없다는 것과 진정한 사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읽찍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이 시리도록 차가운 물이 되어 제 가슴 속의 지하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실을 머리로는 몰라도 가슴으로까지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선함과 사랑을 보기 위해
제가 여유가 있으면..
양탄자도 깔아 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가능한 그들의 마음이 고슴도치가 되지 않도록
유쾌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애쓰면 애쓸수록 제 가슴 속에서 차갑게 흐르는 지하수의 물 흐르는 소리가 선명히 들렸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살면서 많은 세월을 보내고서야 .. 머리에서 가슴까지 온전하게..
사람에게서는 진정한 선함과 진정한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승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들과 마찬가지로 저에게서도
온전한 선함과 온전한 사랑이 존재할 수 없는 아담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온전히 승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저의 희망을 사람이 아닌 내 아버지와 우리 주님께 두게 되었고..
내 하나님과 내 주님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내면으로 불었던 그 시린 바람은 저로 정말 가난하고 초라하고 정말 아프게 만들던 바람이었습니다.
그 바람은 사람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아버지의 은혜의 바람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시린 바람이 더 이상 저에게 불지 않습니다.
이제는 도리어 저를 격려하고 위로하여 안심시키고
선한 것이 어떤 것인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 선함과 사랑이야말로 오직 선한 아버지께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하는
평안의 부드러운 바람이 늘 머물 뿐입니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와 주님 계신 곳이 늘 그립습니다.
이 땅에서 제가 해야 할 일 잘 마치고 어서 그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아버지의 놀라웁도록 크신 사랑과 우리 주님의 목 놓고 울게 만드는 감사한 사랑을
목청껏 노래하다가 노래하다가..
하늘 높고 눈부신 어느 가을 날 아침에 ..
억새풀 한 아름 안고 빛처럼 하얀 옷을 입고 아버지께로 돌아가겠습니다.
빛을 닮은 환한 미소를 머금고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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