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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믿음의 노정에..

단련기간일까?

마음을 함께 하는 내 믿음의 동료들 고난들은..

 

그들의 고난의 때에 함께 할 수 없는 나의 휴식기간이 미안할 뿐이다.

 

 

그래, 나도 그런 시기가 있었지.

 

그때.. 그때는..

아버지 하나님을 떠나 도망갔던 때였었지.

 

 

자기 심장을 두고 도망간 어리석은 토끼처럼 ..

내 심장이 아버지 하나님께 있는 줄도 모르고 아버지를 피해 도망갔었지.  

 

이미 이 땅에서 이방인이 되었으면서도..

나를 이 땅에서 살게 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힘 한 가지인

아버지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는 자중심을 내 심장과 함께 두고서 ..

 

아버지를 등지고 아버지가 아예 생각도 나지 않을 곳을 향하여 울면서 달려나갔었지. 

아버지께로부터 멀어질수록 이 세상을 견뎌낼 유일한 나의 힘인 내 자중심은 바닥으로 내려가고 있었지.

 

그래, 그때 나는 해를 등지고 온통 삭막한 모래 바람이 돌고 있는 사막을 향하여 가고 있었던 거야.

뜨거운 해의 열기와 차가운 밤의 한기 속 세계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지.

 

그곳에서 광야생활이 시작되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광야생활에서 난 나의 바닥면을 보게 되었던 것이야.

 

더 이상 선해질 수 없는 한계와 더 이상 악해질 수 없는 나의 한계를 내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지.

물론 내 인생이 늘 그랬듯 외부에서는 더 없이 순탄한 배경과 여건 속에서 진행되는 내면의 일이었지.

 

그때, 나는 알게 되었어.

나의 진짜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내가 진정 기뻐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인지..

내가 진정 기뻐할 수 있는 일이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얼마나 동떨어진 일들인지...

 

내가 아버지를 떠나와서 먹는 일상의 음식들은 나로 늘 허기를 느끼게 하였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나의 허기를 이 세상에서는 우울증으로 판단하고 있었지.  

바다 물고기 민물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나도 몰랐어.

 

어느 날 나에게서 진실한 기도가 피어났었지.

아버지께 그냥 선물도 아니고 아주 큰 선물을 구하는 기도였지.

 

사람으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으로 ..

당신께서 우리들에게 배풀어 주신 그 사랑을 속속들이 다 알게 해달라는..

그래서 내가 산 이 땅을 떠날 때 진정으로 당신께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아버지의 그 사랑을 받은 사실이..

이 땅에서 산 가장 가치있는 일일 것이고,

그 사실이 이 땅에서 산 그 어떠한 행복보다도 더 행복할 것 같다고..    

 

 

그때의 기도는 나의 광야생활을 끝내는 시점이 되었지. 

 

그때 나는 나의 본질을 완전히 파악한 상태였어.

 

난 그렇게 선하지도 그렇게 악하지도 않은 그냥 보통 아이라는 것을...

 

만일 내 안에 담기는 선함이 있다면 그것은 나의 본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담기는 선함 그 자체 때문이라는 것을... 

 

내가 기쁨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은 연기처럼 날아가 버리는 웃음이 아니라

가슴에 벅차오르는 깨끗한 죄없는 자연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리고..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아버지의 품이라는 것을..

죽는다 해도 그 곳에서만이 진짜 내 이름으로 묻힐 수 있겠다는 것을 ..

  

이십 년의 광야생활을 통해 그것들을 내 뼈에 새긴채 아버지께로 돌아왔지.    

 

더 이상 갈 곳 없는 이방인의 심정으로 토해놓은 그 기도를 아버지께서 듣고 계셨나봐.

 

바로는 아니지만 돌아 아버지께 찾아 오는 길을 예비하여 주셨지.

사람의 눈으로는 돌아 온 길이지만 사실 그 길은 아버지의 방법에 의한 가장 빠른 길이었지.

 

 

벌써 아주 옛날 일 같아.

 

돌아보면 내 믿음의 광야생활은 

내 믿음의 토양 위에 다른 나무가 아닌 내 마음 안에 자랄 수 있는 온갖 나무들의 낙엽과 열매들이

나고 지고 나고 지기를 반복하면서 썩어 없어질 것들이 녹아 내려

도리어 그것들이 내 믿음의 토양을 양질의 토양으로 바꿔준 것 같아.

   

어쩌면 내가 지나왔던 그 광야의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 과정의 고난이 아니라 아버지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자기 정체성과 자중심을

아버지와 분리됨으로 그 것들을 가지지 못한 것이었지. 

 

 

사랑하는 내 그리스도인 동료들이 그 고난의 광야생활을 살고 있고 또 살게 된다면

그 고난의 시기를 먼저 지낸 선배로서 나의 경험을 꼭 기억하길 바래.

 

우리 아버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자기 정체성과 자중심만 있다면

그 고난의 광야생활이 나처럼 그렇게 힘들지 않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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