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을 냈다.
까닭없는 성질을 받은 새는 영문 모르고 날아갔다가
영문을 모르는지 다시 와 앉았다.
늘 산소 관리를 맡아 오시던 이모부께서 바쁘셨는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산소에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다.
그런 장면은 처음이라 어머니와 나는 그 자리를 자꾸 피해가며
다른 자리에서 찾고 있었다.
자리를 찾아 돌고 돌수록 어머니는 죄스런 생각이 드는지
마음을 급하게 쓰시는 것 같았다.
잡풀이 무성한 자리에서
묘비를 확인하고 나서야 우리의 발걸음은 멈추었는데
내 어머니 우시기 시작했다.
당신 기억 속의 부모님의 상태와 현실의 크나큰 강 때문이었으리라.
당신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앞에 어린아이처럼 우시는 어머니를 지켜보는 것은
솔직히 쉽지 않았다.
나의 심장에 부담을 주는 그 어떠한 것도 더 올릴 여유가 없어진지 오래된 나에게
무거운 부담스런 돌이 하나 더 올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부담스러운 상황. 그러나 나의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어린 아이로 머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내가 의지할 든든한 어른이 아니라 약해지고 약해져 어린아이처럼 되어 가는 내 어머니를 업어야 할
어른이 되어야 하는 현실 앞에 내가 서있기 때문이었다.
어린아이의 상태를 벗어야 하는 코너에 완전히 몰린 것 같았다.
내 아무리 내 심장에 무리가 되어 품을 여유가 없다 하여도 품어야한 하는 그런 자리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한 술 더 뜬다고 까마귀가 바로 옆에서 까악 까악 거리고 있었다.
그 소리가 나에게도 부담스러웠지만 내 어머니의 마음을 자극할 것 같아서 더 화가 났다.
"시끄러!"
그 한 마디에 까악 거리던 소리가 잠시 멈칫 하더니 다시 까악 거렸다.
"너어~ 시끄럽다니까!"
좀 더 멈칫 하더니 짧게 까악 거리고는 날아가 버리는 것이었다.
교감이 되었나? 신기하기도 하여 날아가는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영문을 모르고 자리를 떴던 그 녀석은 다시 궁굼해졌는지
조금 있다가 다시 와서는 까악 까악 거렸다.
난 다시 "너~ "
멈칫하던 그 녀석은 영문을 모른 채 다른 곳으로 날아가 다시는 옆에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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