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작열하는 태양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뿐입니다.
내가 가장 긴장하는 때는 바로 이런 때입니다.
비바람이 몰아치고 번개까지 동반할 적엔
돛을 내리고 온 마음을 가다듬어 바람이 자기까지
차라리 내 주께 내 목숨을 내어 놓으며
세찬 비바람에 나의 마음 속 더러움을 씻어내게 되지만,
지금처럼 바람없는 날
바다 위
나의 돛단배는 미동도 않은 채 그 자리에 떠있고
태양의 뜨거운 열기만이
살아있는 자연의 전부로 느껴지는 날.
내가 누구인지가 아득해지는 시간.
난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나는
예전처럼 그 긴장이
나를 상하게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억지로라도 그늘을 만들어 차라리 느긋이 쉬라고 합니다.
행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내일 모래로 끝날 일이 아니기에
여유를 가지라고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내가 충고합니다.
선선한 저녁되고
저 하늘에 별들이 떠오르면 그 별자리로 방향을 잡아
선선한 저녁 바람을 의지하여 돛을 더 올리며 나아가면 될 것이라면서요.
낮에 쉬어 가벼워진 몸과 개운해진 마음으로
혼과 정성을 다해 다시 하나님을 향한 항해를 시작하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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