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약국 뒤에서 곧잘 누워 있는다.
눈을 천장에 두고 있다보면 한번씩 나비가 내 앞의 적막한 허공에 등장한다.
내 잠잠한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대낮이지만 햇빛보다 강렬한 형광등 불빛을 따라 들어왔다가
뭔가 저가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듯
이리 날고 저리 날고 형광등 위로 올랐다 내렸다 하며
황급한 날개짓으로 그 녀석의 긴장된 마음을 드러낸다.
여러번의 경험이 있는 난 가만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녀석을 지켜본다.
자극적인 형광등 불빛에 어두워진 자신의 눈에 의지하지 말고
편안한 자리 내려앉아 두 눈을 감고
자연의 바람이 불어오는 쪽의 냄새를 향하여 신경을 곤두세워 보라고...
그 바람을 거슬러 가면 네가 살 수 있는 하늘을 다시 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난 속삭인다.
사람의 손을 가진 내가 널 잡아 밖에 내다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만
사람의 손이 네 날개에 닿으면 내 마음과 달리 네 날개는
날 수 없는 날개가 되어버린다는 말과 함께
난 안타까워 눈을 감아버린다.
난 응원만 할 수 밖에 없다.
자연의 바람 부는 곳으로 머리를 향하고
살인적인 형광등의 열기를 피해
낮은 비행으로 바람을 거슬러 날아 올라
자연과 하나되라는 응원을 할 뿐...
내가 해 줄 일은 아무 것도 없어
안타까워 차라리 눈을 감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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