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갑자기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사랑이 없는 편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오늘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리 너그러운 점수를 줄 만큼 내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떠올랐다.
내 기쁨에 내 아픔에 내 마음이 다 뺏겨 내 친구라는 이름들에 대한 배려가 저 만큼 물러나 있었다.
이것이 나의 한계인가 싶어 내 온 몸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게에 짓눌려 종일 움추려 있었다.
깃털같은 자유를 원하는 내가 물먹은 솜뭉치처럼 길 모퉁이 버려지듯 있을 때에
나 한지영은 내 피난처 내 하나님 생각 밖에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 하나님 내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지금부터 잘 하면 돼.
사랑의 범위를 좀 넓혀 보렴.
가깝게 네 주변에 있었기에
보았어야 했을
네 친구들을 먼저 보렴.
그렇게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네 주변에 눈을 넓혀 가면,
큰 사랑도 할 수 있게 될 거란다.
그렇게 되면 너는 점점 더 가벼워져
점점 더 깃털처럼 하늘로 떠 올라
세상에 사랑하여야 할 네 친구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게 될 거란다."
그 뜻을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서 생각하고 생각해 보니
이 무거운 내 몸으로는 어떤 사랑도 할 수 없음을 생각해 본다.
이 무거운 몸으로는 나 자신도 돌아볼 여유가 없을 것 같았다.
물 먹은 솜같은 나의 몸은
어쩌면 주인이 나 한지영이 아니고
내 애착과 내 욕심이 나의 주인이 되어,
나의 건강한 사랑까지도 발목잡아 구속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슬프게도...
난 바래본다.
깃털처럼 가벼운 사랑을...
가벼워 언제든 누구에게도 기쁨만을 줄 수 있는 사랑을...
가벼워 언제 어디에도 날아가
내 사랑하는 이들의 어깨를 덮어 주고 있어도 그들이 눈치채지 못할 사랑을...
가벼워 경계의 구속을 초월한 사랑을...
가벼워 내 하늘 아버지가 부르시면 언제라도 금방 날아 오를 수 있는 사랑의 날개를 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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