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내 아버지여, 저를 사막 한가운데 심어 주소서.
불처럼 타오르다가 차라리 재가 되어버리고야 마는
불같은 저의 성정대로
불바다 같은 사막 한 가운데 저를 심어 주소서.
호사를 누리며 조금씩 조금씩 아버지의 은혜에 익숙해져 무뎌지기 보다
갈증에 숨넘어 갈 즈음 까지 오직 아버지께서 내려주시는 손길 만을 바라는
가난한 마음으로 살고 싶습니다.
탈 것 같은 더위를 만나면 곧 다가올 추위를 차라리 기다리며 위안 삼고
모든 것이 정지될 것 같은 추위를 만나면 그 불 같은 더위를 기다리는 엇박자의 리듬을 넘나르며
그 고통의 시간들로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건조하지만 불순물 하나 없는 선인장이 되게 하소서.
생명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그 땅에 당신의 능력을 나타내실 커다란 선인장이 되게 하소서.
생명이 없을 것 같은 땅에도 당신의 뜻이라면 얼마든지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만인에게
알릴 수 있게 해 주소서.
작열하는 모래 위에 서 있으면서도 모래 바람이 만들어낼 모래 언덕 위에서 주를 노래하고
내 심장의 온기마저 빼앗으려는 한기를 맞고 섰어도 하늘 위에 뿌려놓은 별들로 주를 노래하게 하소서.
죽음의 땅과 같은 곳에서 푸른 생명력이 꽃 필 수 있음을 만방에 알리게 하소서.
저는 단지, 당신의 피조물로서는 최대한 당신의 사랑을 음미해 보고 싶을 뿐입니다.
마른 하늘에 번개치는 듯한 확률로 쏟아지는 비를 온 몸으로 품었다가
내려주신 은혜 오랫동안 기억하는 선인장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물이 늘 부족하기에 도리어 그 물의 소중함을 알아 그 비의 가치와 감사함을 잊지 않고 싶을 뿐입니다.
제가 그 감사함을 오래 오래 간직하고 싶어하는 까닭은
그 감사함에서 하나님과 저의 끈을 찾을 수 있고,
그 감사함에서 제가 하나님께 속한 저의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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