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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말똥벌레.

어제 저녁, 아주 늦게 귀가를 했다.

아파트 마당에 주차할 곳이 없어 집 앞에 있는 중학교 운동장에 주차를 했다.

 

덕분에 오늘 아침

학교 교정의 화단가를 살펴볼 기회가 주어졌다.

청아한 가을 날. 학교 교정은 너무도 단아하고 싱그러웠다.

 

화단가에 심어 가꾸어 놓은 각가지 우리 나라 들꽃들을 하나 하나 들여다 보면서

나의 학창 시절 기억의 냄새가 확 살아났다.

 

조별로 관리해 오던 수도여고 화단가 꽃들.

가을이면 국화축제로 부산을 떨며 물주기로 시작하였던 너무도 그리운 그 아침.

그 땐 내 화단가만 보였는데...

지금은 얼굴 모를 아이 하나 하나가 관리할 전체 화단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가 바로 어제처럼.

하얀 상의와 곤색 치마의 교복을 입은 내가 

고개만 돌리면 거울 속에 보일 것 같은

영락없이

나는 기억의 시간들을 다 끌어안고 다니는 말똥벌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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