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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4

[스크랩] 비오는 날의 단상

지금 밖엔 비가 제법 오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 일 학년 때 일기내용이 생각납니다.

  "나무야. 힘들지? 이리 휘청 저리 휘청. 난 마음이 아프다."

바람 불고 비오는 날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나무들을 보고 일기를 쓴 것 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이 예뻐 칭찬해 준 글인데, 비오고 바람 부는 날이면 제가 항상 아이의 글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가 자라면

 비바람에 잎새 위에 앉은 미세한 먼지도 씻기고

뿌리 깊은 곳까지 생명수가 축축히 젖어들어

그날은 화사한 잎을 내기 위한 날의 하루이고  

깨끗하고 건강한 나무에게 없어선 알될 하루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남들은 화창한 날 파릇 파릇 잎을 보기 좋아라 하고

울긋 불긋 옷 갈아 입은 모습을 좋아라 하겠지만

자기에게는 황사에 잎이 더러워 지고

바람 부는 날 내 몸을 주체 못해 흔들리게 되는 날들도

다 같은 소중한 날들 임을 깨닫는 날들도 오겠지요.

 

먼지도, 자나가던 새들의 오물들도, 더러운 헝겁조각도 내 가지에 걸릴 수는 있겠지만

그것들은 내 나무의 일부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는

여유를 가질 날이 있겠지요.

 

저는  아이들이 저 보다는 좀 더 읽찍 깨닫게 되면 좋겠습니다.

인생에서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면

마음을 나비처럼 가볍게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며 날아다닐 수 있게 끔 말입니다.

 

 

       

출처 : i 여호와의증인 정보까페
글쓴이 : 언제나그자리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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