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분이 좋습니다.
어젯밤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뵈어서인가 봅니다.
"얘 .. 네 아버지가 이상하다."라 말하시는 어머니 목소리에 놀라 아버지를 돌아보니
눈동자가 고정되어 있었지요.
순간 저는 너무나 두려운나머지
아무 일 이 없는듯 아버지를 꽉 끌어안고 어리광을 부려댔지요.
아버지께서 웃으시면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저는 그때서야 한 숨 돌리고
조금전 그 이상한 표정의 아버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싶어 고민스러워 하는 꿈이었답니다..
그래 변덕스럽기짝이 없는 저의 컨디션은 아주 최상입니다.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돌아가신 제 아버지는 저처럼 늘 자기 생각이 많으신 분이셨지요.
자상하시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늘 다정하게 제 옆에 계셔주시지는 않았지요.
저를 표나게 사랑하고 미더워하셨다지만, 그 아끼는 마음이 대를 이어갈 큰아들보다야 더 컸을까 싶습니다.
그분의 사랑은 주로 늦은 밤과 새벽녘에 밤이슬처럼 내렸지요.
그리고 그때 아버지 손으로 전달되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제 세포 세포마다 새겨졌지요.
아플 때 이마를 짚어보시고 "아하.. 열이 이거 너무 나는구나 .. " 라는 혼잣말에서
그분의 저를 향한 마음 전부가 가름되었지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토록 그리운 것은 제 생활이 행복하지 않아서라거나 힘들어서가 아니라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그분만이 줄 수 있는 그 계산없는 깨끗한 사랑이 그리워 그런 것입니다.
그런 아버지셨기에 꿈에서라도 뵌 날이면 하루는 족히 기분이 좋을 수 있는 것이겠지요.
사랑하는 하늘 아버지! ..
저에게 있어 당신의 사랑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사랑보다 더 멀리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땅에서의 제 아버지의 사랑은 제 눈과 귀와 오감을 통해 그려내는 한 편의 회화라면,
당신의 사랑은 오직 믿음이라는 스크린에 제가 여럿 중에 하나의 배역이 되어
당신의 사랑을 주제로 만들어가고 있는
하나의 웅장하고 감동적인 영상물 같습니다..
저도 이제는 당신의 사랑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봅니다.
제 인생과 늘 함께 하여오신 당신의 사랑이
저에게 회초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지팡이가 되어 오늘에까지 이르도록 해 왔음이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진실로 제 마음에 드리워져서
이제는 저의 마음에 점점 더 분명하게 새겨지고 있으니까요.
당신의 지팡이는 하얀 빛줄기 같습니다.
그 순백의 하얀 빛은 당신의 공의를 닮았습니다.
이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의 근원인 빛이 모여 뭉쳐진 색 ..
모든 생명을 살리는 빛이 모인 하얀 빛이였기에
그리도 위엄이 서려있었나봅니다.
당신의 그 위엄있는 하얀 빛줄기같은 하얀 지팡이가
오늘까지 길을 내었고 저를 이끌어 왔다면 ..
그 사실이 저의 마음과 양심에 낱낱이 읽혀지는 날 ..
그날부터는 ..
더이상 ..
돌아가신 제 아버지를 만난 꿈으로 ..
종일 기뻐하는 ..
그런 가난하고 초라한 영혼은 더이상 아니게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그렇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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