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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오른 날개죽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밝은 눈인사와 함께

손을 살짝 들려 깊은 애정의 느낌을 전해주고

학교로 향하는 딸애를 뒤로하고

언덕을 내려오는 길 ..

 

하늘은 참으로 장엄했습니다.

같은 하나의 구름이지만 아침 해의 영향을 받고 있는 쪽은 희고 붉은 기운을 머금었고

그 반대편은 먹구름 상태였습니다.

 

과학적 지식이 없는 저는

저거 본디 먹구름이었을까?  

흰구름인데 아직 새벽어둠의 기운으로 저렇게 보이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잡혔습니다.

 

그 생각과 함께 상상화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아침 바다를 가로지르는

참새보다는 목이 긴

갈색의 힘 좋은 새의 그림이었습니다.

 

상상력 좋은 저는  

작으나 매섭고 때로는 방자하고 겁없는

날개 힘이 유난히 좋아

산을 넘기도 바다를 가로지르기도 하는

목청까지 커 시끄러웁기까지 하는

그 작은 새의 힘있는 날개죽지 기운이 제 어깨로 느껴졌습니다.

 

많은 구름 사이 붉은 해가 떠오르는 하늘 위로

저는 날아 올랐습니다.

 

붉게 물든 장엄한 바다와

희고 검은 구름 사이로 붉은 기운이 퍼져가고 있는 하늘 사이의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제 날개에 스치는 빠른 바람으로

저의 강인한 힘이 느껴져 왔습니다.

 

얼마 전 ..

우리 아파트 앞에서 삑~ 삑 ~ 거리며 워낙 힘있게 시끄럽게 울어 

터 박이 까치들이 일제히 시끄럽다 울어 쫓아낸 그 새가 되어

상상도 못하는 장소 .. 거리를.. 초월하며 힘 좋게 건너 다니는

그 새의 어깨죽지가 내 것인 것처럼

눈 감으면 바람을 타고 바로 비행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언제 날개를 펴야 하는지 ..

어떤 느낌이 들때 제 날개짓을 바쁘게 하여 위로 올라야 하는지 ..

어느 시간에 날개를 펴 바람에 몸을 실어야 하는지 ..

모두 다 알 것 같습니다. 

  

남편은 제가 힘 좋고 겁없고 맹랑한 작은 새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고 있나봅니다.

 

제 아무리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바다를 지나다녀도

땅거미 지는 밤이 시작될 즈음이면 

둥지로 돌아와 자기에게 기대어 잠이 든 다는 것을 알고 있는 ..

날개가 부러져 오지 못할 상황 아니면 늘 그 즈음에 자기 둥지로 회귀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

본디 가둘 수 없는 야생의 영혼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

 

그래서 "좀 파다닥 거리지 마라.."며 저를 새 다루듯 했었는지 모릅니다.

 

제게는 그도 저와 별 다를 바 없는 새로 ..

몸집 크고 큰 날개를 가졌으나 멀리 다니기 귀찮아하며 해변가에서 기타나 치고 놀다가는

먼 바다 이야기나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깊은 산 계곡의 이야기도

마치 다녀 본 것처럼 능청스럽게 이야기 해 주고 ..

바닷속 트라이툰 대왕님과 에어리얼 인어공주 이야기도 실제하는 것처럼 부풀려 실감나게 이야기도 들려주는

오래 살아 경험 많고 모르는 것 없는 ..살 오른 갈매기로 보이는데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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