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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를 탄 것 같습니다.

잠깐 ..

마실을 다녀왔습니다.

 

제 오랜 친구가 그곳에 자리를 마련해 놓았더랬습니다.

괜찮은 곳이라는 소개와 함께 말이죠.

지나다니는 길에 한 번씩 스쳐보니

찬송가도 나오고

아버지의 말씀들도 두런두런 주고 받는 것 같고

그래서 잠깐씩 스치면서 향기롭다 생각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곳을 바람처럼 스치다가

제 겉옷이 그곳 나무가지에 걸렸습니다.

나무가지에 걸려버린 제 겉옷을 빼기 위해 멈추어 서면서

그 곳 나무들과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그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저 역시 그리 짧은 기간동안 교회에 몸 담고 있었던 사람은 아니어서

그 부담스러운 신학적 용어들과 교리들의 뜻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것들로 이루어진 글들은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이었습니다.  

꼭 방언을 듣는 것 같았습니다.

 

제게 아직 증인의 꼬리표가 있다고 그랬습니다.

그 꼬리표는 근접해서는 안될 나병환자의 그들만의 인식표였고

그 인식표가 붙어있는 제 등 뒤로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속으로 울었습니다.

제가 억울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사랑하던 그 신실하던 형제 자매들이 생각나서 였습니다.

조직에 속고.. 인생의 모든 기회들을 놓치고..

조직을 나와서도 .. 

진정 소중하게 여기는 진리 몇 가지를 나병환자 어깨에 매여진 봇짐의 물건인냥

더럽게 여기는 사람들 속에서 ..

 

누구와 함께 예배를 드리며 ..

누구와 함께 하나님 이야기를 나누며.. 

누구와 함께 찬송을 부르며 살꺼나 .. 싶어서 였습니다.

 

증인의 꼬리표는 불행하게도 ..제가 진리로 소유한 삼위일체 교리의 부정으로 대두되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조직의 교리에 속한 모든 것이 더러운 짐승의 배설물처럼 여겨지는 현실은

제가 그 조직을 나왔지만 .. 

여전히 그들의 영향력에서 나오지 못한 이의 여김을 받게 하였습니다.  

 

구원받을 수 없는 더러운 영혼의 취급..

잔인한 대접이었습니다.. 

 

증인들이 거짓종교 조직이라 부르며 그들의 신성한 예배를 인정하지 않듯이..

그들 또한 증인들을 나병환자 대하듯 하고 있었습니다.

모두 종교적 주변 환경이 만들어낸 자연스런 결과의 한 사람일텐데 말입니다.

그들 사이에 인간적인 서로의 연민이란 없었습니다.

 

저는 꼭 회전목마를 타는 것처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쪽에는 여호와의 증인의 수뇌부인 통치체의 큰 입 .. 

반대편에는 조직사상이 내어 놓은 교리 사상 이론의 큰 덫.. 

빙글 빙글 큰 입과 큰 덫이 연속적으로 돌아갑니다. 

회전목마 주변의 놀이동산에서는 즐거운 비명소리와 시끄러운 말소리들이 웅웅거리며

속을 미슥거리게 했습니다..  심한 멀미가 났습니다.

 

그리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을 몰랐더라면.. 이런저런 집단에 속하기보다..

차라리 교회 자체를 떠나서 ..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자연의 소리를 듣고 배우며..

자연인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버지! 제가 사람들이 싫어지면 어떻하지요?  그것이 오늘 밤의 근심스런 걱정입니다.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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