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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어항 속 물고기

푸른 바다 속 ..

수초가 별로 없어 바닥의 하얀 모래가 드러나는 곳입니다.

오던 헤엄 고단해 눈을 뜨고 잠이 듭니다.

 

부드러운 바람에 하얀 색 커튼이 펄럭이고 ..

창가 쪽으로 둔 복주머니 모양의 투명한 어항이 보입니다.

어릴적 우리 집 열린 창 앞입니다.

 

살집있는 주황색 금붕어 한 마리가 빙글빙글 돌아다니다가 ..

어항 가까이 두 눈을 대고 있는 저를 봅니다.  

저는 그 금붕어가 되어 유리 어항에 갇혀 버렸습니다.

 

저는 꿈을 계속 꿉니다.

부드러운 바람에 하늘하늘한 하얀 커튼이 펄럭입니다.

 

짙은 주황색으로 물든 하늘이 어항에 비쳐져 ..

물속은 온통 그림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항을 통해 보이는 저녁은 꿈처럼 흐리고 흔들흔들 합니다.

 

아득히 들리는 ..

귀에 익은 벨소리에 웃으며 앞다투어 뛰어나가는 아이들의 소리에

잠이 든 빨간 금붕어의 아가미가 미세하게 움직입니다. 

"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아이 셋의 합창같은 소리가  

꿈 속의 꿈처럼 더 아득히 들려오자..  금붕어는 꿈 속으로 꿈 속으로 더 빠져들어갑니다.

 

수초없어 제 몸을 가릴 곳도 없이 죽은 것처럼 서서 잠이 든 물고기는

긴 긴 꿈 속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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