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난 태연하게 사랑을 꼽았다.
내숭쟁이들은
뒤집어질듯 웃으면서..
그 평범하고 진실한 그 대답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아니 그 욕심장이들은
그것은 기본으로 하고..
더 큰 이상을 말하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 것을 모르고 사랑을 꼽은 것은 아니었다.
난 그 기본은 꼭 찾고 말겠다는 최소한의 욕심을 말했을 뿐이었다.
난 그 위에라야 무슨 희망이든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때의 소녀들은 세월이란 파도에 밀려
점점 마른 땅 위로 올라와 이제는 자기 자리를 잡고
자신들이 그 때의 소망을 이루었든지 그렇지 못했던지간에
그 때 했던 해맑은 바램들을 부드러운 봄날의 기억으로 가슴에 담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내 바램대로 내 인생에서는 늘 어떠한 종류의 사랑이던 그 사랑에 가치를 두었다.
그래서 사랑에 관한한 나름대로 일가견을 갖게 되었은데..
처음엔 시덥지 않은 것같은 사랑이라도 세월과 사람의 情이 계속 덧칠되고 나면
그 어떠한 깊이있는 사랑보다 못할 것도 없다는 것과,
처음이 화려하다고 해서 더 특별한 사랑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영혼이 없는 사랑에는 아름다움이 없다는 것도 말이다.
그 사랑에는 온기와 평화가 없다는 것도 말이다.
그 사랑에 대한 나름의 발달된 감각은 하나님과의 사랑에서도 센서역할을 충분히 해주었다.
성령으로 교감되는 사랑인지..
자기 열심으로 밀어붙인 영혼없는 사랑인지라
온기와 평화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나
자기 열심의 열기를 온기로 착각하고
자기의의 만족을 가짜 평화의 겉옷으로 덮고 있는 것인지..
난 비교적 정직한 사람이었다.
그것은 내가 훌륭한 품성을 가져서가 아니라..
위선적인 겉옷을 입고 돌아오는 내 모습을 내 안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못하였던 것이고,
세상 밖에서 받는 부끄러움보다 나의 내면에서 느껴지는 수치심의 골이 더 깊고 아팠기 때문에
일상에서 정직하지 않은 위선적인 태도를 나 스스로 취할 엄두를 못 내게 되었던 것이었다.
비록 주변의 평화를 위해서 나의 불쾌함이나 나의 인간적 분노를 감추는 것에서도
분명 내 안의 내가 나의 비겁함을 고소하고 나섰지만..
그래도 그것은 말씀 속에 분명히 밝히신 약속이 있어서 내가 견딜 수 있는 것이었다.
"화평케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걸음을 받을 것이다"
난 남을 속일 수는 있다 하여도 차라리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던 것은,
곧 돌아오는 나 자신과 함께 하는 침묵의 시간을 내가 못견뎌하기 때문이었다.
그 시간이 가장 두려운 시간이고 아픈 시간이기에
사람 앞에서의 위선과 거짓의 웃음을 작정하고 만들지를 못하였다.
교회 생활을 하다가 그 교회라는 조직에서 자꾸 도퇴되어 발걸음이 멀어졌던 진짜 이유는
내 안에서의 하나님을 사랑을 감지하는 센서.. 내 안의 양심이 나의 신앙을 허락하지 못하였던 것이었다.
영혼없는 사랑..자기 의를 부추키는 조직 내의 생활..
말씀이 문자 이해를 넘어서지 못하지만
인조꽃에서 자연의 향기를 맞으려 자기 체면을 거는 것과 같은 생활.
사실은..
교회내의 질적인 성장보다 양적인 성장에 취우쳐가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보다
그러한 교회의 생활로 내 영혼이 '자기 의'에 만족하고 굳어가는 것을
나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어서였다.
여호와의 증인 조직은 나의 내면보다는 그 조직의 태동과 조직의 본질이
아버지 하나님의 뜻과 은혜를 가리우는 악함이어서였지만..
여러 교회들을 돌아 홀로의 신앙으로 돌아선 과정은..
아버지의 진짜의 사랑의 교감을 바라고 나선 외로운 여행이었다.
예수께서 약속하신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할 보혜사 성령의 기운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내가 교회 일에 충실한 정도와 나의 희생의 크기에 비례적으로 아버지 앞에 당당함을 드러내는
그런 '자기 의'란 세계에서 벗어나 ..
값없이 주신는 은혜 아래 주시는 사랑의 빛을 온 몸을 받고 싶었다.
진짜 사랑은 내가 초라한 옷을 입고 있다하여 멀어지고
고귀한 옷을 입고 있다하여 다가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사랑이라면 난 붙잡고 싶지 않았다.
그런 사랑이라면 내가 아무리 잡으려 애써도 결국은 떠나갈 사랑이었고
그러하여 떠나간 사랑을 나 역시 아름답게 계속 간직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물며 인간의 사랑도 그러하거늘..
당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주신 우리 주님과
당신의 독생자를 그렇게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이
절대 절대 그러할 수는 없을 것이란 믿음을 난 확고하게 갖고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진짜 사랑을 찾기 위한 끝없는 여행을 계속하였던 것이다.
그 여행은 영혼없는 사랑놀음에 지쳐 도망간 여행이었다.
그러나 그 여행에서 난 예수라는 영광스런 문을 찾게 되었다.
그 문을 통해
값없는 은혜가 무엇인지..
오직 예수라는 문을 통해서만 아버지께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자기 의'란 것이 얼마나 자기 거미줄 집짓기와 같은 열심이었는지를..
온 마음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 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셨으며
그분의 이 땅에 오신 그분의 가치이셨으며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의를 바탕으로 한, 깊은 사랑 자체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그 예수라는 문을 통해 자유롭게 거듭난 살아있는 영혼인 나비가 되었다.
우리에게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善은 오로지
그 예수라는 문을 받아들이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기어
그 예수의 세계로 날아오른 나비 말이다.
'살아가는 이야기1 > 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 (0) | 2008.01.12 |
---|---|
기회의 시간이 있음에.. (0) | 2008.01.04 |
'자기 의'를 도리어 부추키는 힘들.. (0) | 2007.12.30 |
썩지 않은 밀알 (0) | 2007.12.28 |
크는 아이.. (0) | 2007.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