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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크는 아이..

아이는 한 번씩 아팠다.

 

제 엄마의 전화를 받던지.. 제 엄마가 밤에 잠깐 다녀가면..

 

시들시들 아프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거뜬히 일어날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열이 펄펄 끓어 오를 정도로 아플 때도 있었다.

 

그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아이의 마음앓이라 했었다. 

 

그래서 아이의 할머니는 아이의 엄마더러 올 상황이 아니라면 전화하지 말고,

밤에 잠깐 다녀갈 것 같으면 아예 오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아이는 그렇게 그렇게 커갔다.

 

시간이 흐르자,

아이도 제 엄마의 심장소리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자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전화를 받고서도 괜한 심통도 내지 않고..

괜시리 오지 않은 빈 전화기를 들고 엄마를 찾지도 않고..   

밤에 꿈처럼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도 당연한듯 현실을 받아들이는듯 했다.

 

그러나 아이는 그 생활에 익숙해져가는 날들 중의 어느 날인가부터

아이에겐 새로운 버릇이 생겨있었다.

   

골아떨어지기 전까지는 자기가 덮고 있는 이불 귀퉁이를 꼭 잡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자기를 따뜻하게 덮고 있는 이불이 엄마로 느껴져서였는지 모르겠다.

 

자기가 잡지 않으면 가버릴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그랬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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