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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4

오늘

흐린 날.

 

비가 온다고 할 수도

안 온다고 할 수도 없는 날.

 

설렁하다고도 할 수도

후덥지근하다고 할 수도 없는 날.

 

 

작은 새.

 

잠시도 땅에 내려 앉지 않고

배회하듯 이 곳 저 곳을 날아 다닌다.

 

작은 날개 가지고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발을 데인듯

가슴을 데인듯

 

저 닮은 작은 언덕

푸른 숲을 끝없이 맴돈다.

 

 

흐린 날.

 

이슬처럼 내리는 비에

제 날개 젖는 줄도 모르고

서성이는

날개짓이 처량하다.

 

발을 데였는가

가슴을 데였는가

 

쉬지 않는 날개짓이 가여워

내 눈은 그 작은 날개에 머문다.

 

 

작은 새.

 

그 곤한 작은 날개를 접어

어둠을 덮고 잠이 들 시간이

어서 오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