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비가 온다고 할 수도
안 온다고 할 수도 없는 날.
설렁하다고도 할 수도
후덥지근하다고 할 수도 없는 날.
작은 새.
잠시도 땅에 내려 앉지 않고
배회하듯 이 곳 저 곳을 날아 다닌다.
작은 날개 가지고
멀리 가지도 못하면서.
발을 데인듯
가슴을 데인듯
저 닮은 작은 언덕
푸른 숲을 끝없이 맴돈다.
흐린 날.
이슬처럼 내리는 비에
제 날개 젖는 줄도 모르고
서성이는
날개짓이 처량하다.
발을 데였는가
가슴을 데였는가
쉬지 않는 날개짓이 가여워
내 눈은 그 작은 날개에 머문다.
작은 새.
그 곤한 작은 날개를 접어
어둠을 덮고 잠이 들 시간이
어서 오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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