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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3

태엽감겨 북치는 소년

 

슬픈 소년이여.

누가 네 심장에 태엽을 달아 놓았는가.

누가 네 심장에 달린 태엽을 감는가.

 

네가 울고 싶어도

웃으며 북치고 나오는 너

 

공허한 몸짓

텅빈 가슴

보는 내 가슴에 눈물이 고인다.  

나는 알고 있거든.

나도 그랬으니까.

 

심장은 잠을 자고 있지만

잠을 깬 내가

눈 뜨고 가만히 있으면

내 공허에 눌려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때로는 차라리 태엽 감아주는 주는 손이 고맙기도 했어.

내 공허에 내가 질식될 것같아 죽을 것 같았거든.  

태엽감겨 북을 치는 동작에 정신 팔려

내 공허를 속일 수 있었거든.

 

그땐 나와의 대화가 두려웠어.

 

내 심장이 잠을 깨면

태엽감겨 북을 치는 나를 보고 물었지.

무얼 하고 있느냐고.

 

네 북소리는 영혼 없는 소리이고

심장 뛰지 않는 인형의 손놀림이며 

실은 너를 기만하는 연막탄과 같은 것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 심장도 나에게 어떤 길도 제시하지 못했단다.

이건 아니라는 말만 할 뿐..

 

행동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며

네 가슴에 생동감 나는 태엽을 달아주던 손

처음엔 낯설었지만

난 이내 그 손을 그리워하게 되었지.

가만히 있으면 불안했으니까.

뭔가를 하지 않으면 하나님과 분리될 것 같았지.

하나님은 가만히 계시고

내가 미소 띄워 보내지 않으면

그분과의 관계가 허무한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았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은 나만의 외줄타기 사랑.

내가 그분을 떠날 수 없기에

그렇게라도 매달려 있어야 하기에

그 가난한 사랑에 내 뼈가 말라가도 

그렇게 그렇게 살았지.

 

그 현실이 사실은 너무도 아파 

그 생각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했지.

그 생각도 잊기 위해

더 북을 쳐댔지.

그것이 내 현실의 최선이었어.

 

그래서 태엽이 끝나면 북치던 것을 생각하고

또 태엽이 끝나면 다음 북 칠 것을 생각했지.

머리를 쉴 새 없이 일 할 것만 생각했었어.

 

내 심장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차라리 바랬었어.

 

내 심장이 깨어나면

늘 나에게 태엽감긴 인형이라 비웃었거든.  

그런데 내 심장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단다.

늘 깨어나 날  비웃었어.

태엽감긴 북치는 소년이라고...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어느날

나에게 기적이 일어났어.  

나에게 온화한 바람이 스친거야. 

그 바람이 알려줬어.

하나님의 큰 사랑과 예수님의 선물을.

그 바람이 내 눈을 열어 주었어.

그 바람은 대안없던 내 심장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었어.  

하나님이 날 얼마나 사랑하고 계셨는지를 알려주었으니까. 

 

주인의 눈치를 보며 주인이 기뻐할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 것 같은  종의 신분이 아니라

우리를 먼저 사랑하여 주셔서 당신의 아들로 초대하여 주신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해 주었지.   

우리를 종이 아니라 아들들로 초대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빛의 아들들로...  

 

난 즉시 종교조직들이 내 심장에 붙여놓은 태엽들을

기쁜 마음으로 다 끊어 내었단다.

이제껏 주인의 자리에서 밀려나 있던

내 심장이 자기 자리를 찾고 자기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단다.

퍼즐의 제 짝이 맞아 떨어지듯 내 안에 평화가 찾아왔지.

 

난 더 이상 종교조직들이 부착해 놓은 태엽에 감긴 북치는 소년이 아니게 되었단다.

이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지 않아.

불안하던 그 자리에 도리어 노래하는 샘이 생겼어.

내 아버지의 영광과 내 기쁨의 노래가 그 샘에서 끝없이 샘 솟게 되었어.

이상하게 그 노래는 부르면 부를수록

내 안 깊숙히 잠자고 있던 진정 나다운 내가 살아나 호흡을 시작하고

그 호흡으로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교체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단다.

 

진정한 평안과 진정한 나와의 화해의 고른 숨.

하나님의 내 오랜 기도의 응답이고 선물이셨단다.

 

태엽감긴 북치는 소년...

내 어릴 적 모습이었어.

슬픈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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