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소년이여.
누가 네 심장에 태엽을 달아 놓았는가.
누가 네 심장에 달린 태엽을 감는가.
네가 울고 싶어도
웃으며 북치고 나오는 너
공허한 몸짓
텅빈 가슴
보는 내 가슴에 눈물이 고인다.
나는 알고 있거든.
나도 그랬으니까.
심장은 잠을 자고 있지만
잠을 깬 내가
눈 뜨고 가만히 있으면
내 공허에 눌려 질식할 것 같은 느낌.
때로는 차라리 태엽 감아주는 주는 손이 고맙기도 했어.
내 공허에 내가 질식될 것같아 죽을 것 같았거든.
태엽감겨 북을 치는 동작에 정신 팔려
내 공허를 속일 수 있었거든.
그땐 나와의 대화가 두려웠어.
내 심장이 잠을 깨면
태엽감겨 북을 치는 나를 보고 물었지.
무얼 하고 있느냐고.
네 북소리는 영혼 없는 소리이고
심장 뛰지 않는 인형의 손놀림이며
실은 너를 기만하는 연막탄과 같은 것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 심장도 나에게 어떤 길도 제시하지 못했단다.
이건 아니라는 말만 할 뿐..
행동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며
네 가슴에 생동감 나는 태엽을 달아주던 손
처음엔 낯설었지만
난 이내 그 손을 그리워하게 되었지.
가만히 있으면 불안했으니까.
뭔가를 하지 않으면 하나님과 분리될 것 같았지.
하나님은 가만히 계시고
내가 미소 띄워 보내지 않으면
그분과의 관계가 허무한 연기처럼 사라질 것 같았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 같은 나만의 외줄타기 사랑.
내가 그분을 떠날 수 없기에
그렇게라도 매달려 있어야 하기에
그 가난한 사랑에 내 뼈가 말라가도
그렇게 그렇게 살았지.
그 현실이 사실은 너무도 아파
그 생각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 했지.
그 생각도 잊기 위해
더 북을 쳐댔지.
그것이 내 현실의 최선이었어.
그래서 태엽이 끝나면 북치던 것을 생각하고
또 태엽이 끝나면 다음 북 칠 것을 생각했지.
머리를 쉴 새 없이 일 할 것만 생각했었어.
내 심장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기를 차라리 바랬었어.
내 심장이 깨어나면
늘 나에게 태엽감긴 인형이라 비웃었거든.
그런데 내 심장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단다.
늘 깨어나 날 비웃었어.
태엽감긴 북치는 소년이라고...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어느날
나에게 기적이 일어났어.
나에게 온화한 바람이 스친거야.
그 바람이 알려줬어.
하나님의 큰 사랑과 예수님의 선물을.
그 바람이 내 눈을 열어 주었어.
그 바람은 대안없던 내 심장에 생기를 불어 넣어 주었어.
하나님이 날 얼마나 사랑하고 계셨는지를 알려주었으니까.
주인의 눈치를 보며 주인이 기뻐할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울 것 같은 종의 신분이 아니라
우리를 먼저 사랑하여 주셔서 당신의 아들로 초대하여 주신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해 주었지.
우리를 종이 아니라 아들들로 초대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빛의 아들들로...
난 즉시 종교조직들이 내 심장에 붙여놓은 태엽들을
기쁜 마음으로 다 끊어 내었단다.
이제껏 주인의 자리에서 밀려나 있던
내 심장이 자기 자리를 찾고 자기의 정체성을 찾게 되었단다.
퍼즐의 제 짝이 맞아 떨어지듯 내 안에 평화가 찾아왔지.
난 더 이상 종교조직들이 부착해 놓은 태엽에 감긴 북치는 소년이 아니게 되었단다.
이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지 않아.
불안하던 그 자리에 도리어 노래하는 샘이 생겼어.
내 아버지의 영광과 내 기쁨의 노래가 그 샘에서 끝없이 샘 솟게 되었어.
이상하게 그 노래는 부르면 부를수록
내 안 깊숙히 잠자고 있던 진정 나다운 내가 살아나 호흡을 시작하고
그 호흡으로 내 몸의 모든 세포가 교체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단다.
진정한 평안과 진정한 나와의 화해의 고른 숨.
하나님의 내 오랜 기도의 응답이고 선물이셨단다.
태엽감긴 북치는 소년...
내 어릴 적 모습이었어.
슬픈 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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