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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1/5

하나님이 보고 싶어

해질녘 바람부는 언덕 위에 서

밤이 다가오는 것을 본다.

 

하얀 커튼 구름 속에 거둬지고

까만 연기같은 어둠 이 땅에 내린다.

 

소중한 이들을 기다리는 집집마다

하나 둘 씩 전등이 켜지고  

난 내 돌아갈 집 없는 길 잃은 고아처럼

불이 켜지는 집집이 새삼스레 부러워진다.

 

어둠이 내려 주변이 캄캄해지고

한 나절의 더위를 몰아낸 시원한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순간이면

난 깨끗한 마음으로 하나님이 보고 싶어진다.

 

제 또래들과 적응 못하여

늘 엄마 치맛자락 잡고있는 아이처럼

이 땅의 감정들에 적응하지 못하여

나의 눈은 하나님 계신 높은 구름 위를 향한다.  

 

아이의 눈빛이 서러워 애틋해 보이셨는지

사랑 많으신 우리 하나님께서는 초저녁이지만

저 하늘에 밝은 별 하나를 띄워주셨다. 

 

보고 싶은 하나님을 보지는 못하여도 

하나님의 손길이 스친 고운 별빛을 보고서

그때서야 아이는 언덕을 내려온다.

아이가 내려오는 뒤로 달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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