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바람부는 언덕 위에 서
밤이 다가오는 것을 본다.
하얀 커튼 구름 속에 거둬지고
까만 연기같은 어둠 이 땅에 내린다.
소중한 이들을 기다리는 집집마다
하나 둘 씩 전등이 켜지고
난 내 돌아갈 집 없는 길 잃은 고아처럼
불이 켜지는 집집이 새삼스레 부러워진다.
어둠이 내려 주변이 캄캄해지고
한 나절의 더위를 몰아낸 시원한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순간이면
난 깨끗한 마음으로 하나님이 보고 싶어진다.
제 또래들과 적응 못하여
늘 엄마 치맛자락 잡고있는 아이처럼
이 땅의 감정들에 적응하지 못하여
나의 눈은 하나님 계신 높은 구름 위를 향한다.
아이의 눈빛이 서러워 애틋해 보이셨는지
사랑 많으신 우리 하나님께서는 초저녁이지만
저 하늘에 밝은 별 하나를 띄워주셨다.
보고 싶은 하나님을 보지는 못하여도
하나님의 손길이 스친 고운 별빛을 보고서
그때서야 아이는 언덕을 내려온다.
아이가 내려오는 뒤로 달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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