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아세요?
제 눈에 맺히는 감사와 기쁨의 눈물의 의미를 말이예요..
저는 아직까지 부담스러운 몇 백만원 단위의 돈보다
당장 쓸 수 있는 몇 만원이 더 좋은 어린아이입니다.
그런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저는 사실
제가 받은 구원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잘 모릅니다.
하여 제 가슴을 벅차게 하는 감사와 기쁨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평범한 가운데 평범함과 하나 될 수 없었던 특성이 있었지요..
그 특성은 제가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포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친정 아버지가 저를 두고 강인하고 질긴 아이라고 하신 것은
아마도 그 특성을 두고 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가지게 되는 의문이겠지만
저에게 도저히 그냥 접어버릴 수 없었던 의문은
'우리가 왜 살게 되었으며 왜 죽어야 하는가..'란 답을 얻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답을 찾는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었겠는지요..
단지 그건 궁굼한 것이었고..
차라리 '제 생명에 대한 존재의 의미'에 촛점이 더 맞춰져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평범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범한 가운데 제가 중요시 여기는 것은 주변들에게 그리 중요한 것이 못되었으니까요..
저는 모든 일의 시작 동기와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뜻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과정에 판단에 실수가 있어 영 다른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것은 너그럽게 수용할 수 있어도
동기 자체에 뜻을 함께 할 수 없었던 것에는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그 결과의 기쁨은 이미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꿈이 많았습니다..
그 꿈은 추상적이며 아름다운 것들이었지요..
사랑 .. 화합.. 화목.. 배려 ..희생 ..행복 등..
사람간에 서로 나눌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살면서 주변과의 마찰로 저의 모습을 스스로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선하지도 희생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저에 대한 기대를 접게 되면서 사람에 대한 기대도 점차 접게 되었습니다..
그저 아무리 까탈스러운 사람이라도 존중해주고 늘 위로의 자리에 묵묵히 있어주면
결국 그 자리가 그에게 없어서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기에
제가 원하는 결과를 돌아서 가질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사람에 대한 어떤 기대는 어느정도 접고 난 후였지요..
그나마 사람사이에는 진실과 진정은 결국 전달된다는 사실로 우리네 삶은 위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 당신께서는 아시지요..
제가 늘 걸려 넘어지는 방식 말이예요..
제게 유리하고자 죄를 만들어 지은 기억 보다는
이미 판단된 제 것을 유보하고
아니다 싶었지만 타인의 판단이지만 설마 그럴리가 없다 믿으면서
결국 넘어졌지요..
이땅에서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었습니다..
이땅에서 아름다운 진실과 아름다운 희생을 보면서
사람은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고..
그것으로 제 생명의 의미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제 주변들은 저의 마음고생을 배부른 것이라 여기었습니다만 ..
제 눈이 세상을 둘러보게 되고 그 세상에 대한 것들에 대한 감정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많이 담겼습니다.
간혹 아름다운 것을 보기도 했지만 그것은 빛과 그림자의 잔치 같은 것이었습니다..
기쁨과 허무함이 어울려 추는 춤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제 눈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주장보다는 주변의 평화를 위해 입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이땅에서 심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의자하여 저의 평탄함에 행복을 세웠습니다..
본디 가지고 있었던 제 의문을 덮어버린 것이었지요 ..
그것은 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덮어버리고 탄력에 의한 삶을 유지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어둠이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희망없는 깊은 어두움이었습니다..
당신께서는 그 칠흑같은 어둠 속에
오래 전에 포기하고 만
제 생명력의 원동력에 기름을 부워주시고
그 힘 없던 눈이 둥그렇게 커지며 생기를 되찾을 빛을 허공에 띄워 주셨습니다..
그 빛은 말씀이었습니다.. 사랑이었습니다.. 더 할 수 없는 아름다운 희생이었습니다..
그럴 수도 없는 것이고 그래서도 안 되는 것이겠지만 ..
당신께서 영화 속 가위손을 만든 과학자처럼 저희를 폐허된 성에 홀로 버려둔 채로 돌아가셨다 해도...
예수께서 저희를 구원하시려 하셨으나 결국 실패하셔서 저희가 구원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저는 진정 아름다운 당신의 피조물로 태어난 그 사실로도 제 생명이 붙어 있는 한
최대한 당신의 뜻을 기리며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것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이땅에서의 저의 존재가 당신의 그 귀한 사랑의 흔적인 그 사실로 행복합니다..
먼 훗날 당신 계신 곳에 저희도 함께 살게 되는 장소가 얼마나 좋을련지는 모르겠으나
그 아름다우신 당신과 .. 그 선하신 당신과 .. 한계를 지을 수 없는 사랑 자체이신 당신과 ..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그 희망을 가질 수 있음에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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