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얼굴을 들어
당신 계신 곳을 바라봅니다..
아무것도 생각나질 않습니다.
저는 생명 끝
칠흙같은 어둠으로 내몰렸고
그런 저 앞에
하얀 달이 길을 내고 있습니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좁은 길입니다..
누구와도 함께할 수 없는 길이란 걸
저는 그냥 알고 있습니다.
저 안에 피가 모두 빠져나가고 있는듯
제 심장이 식어가고 있는듯
제 온 몸이 전기에 감전된 듯
저는 굳어버렸습니다.
뇌 회로에 문제가 생긴듯
수 많은 생각이 엉켰지만
정작 가슴에서 올라오는 생각은
단순 명료하기 짝이 없습니다.
"네게 예수는 어떤 의미냐 ..
관념인지 실체인지 답을 하라.." 단지 그것이었습니다.
저는 분명히 관념은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생각은 참으로 신사적이며 너그러웠습니다.
관념은 분명히 아니라는 분명한 표현을 실체로 받아들여 주었으니까요..
당신께 간구합니다..
관념은 분명히 아니라는 그 대답과
분명한 실체라고 답할 수 있는 대답 간극사이에 존재하는
믿음의 부족을 채워주셔 달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믿음도 당신께서 허락하셔야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신을 바라보고
이제까지 걸음을 계속하여 왔던 것은
당신께서 인류에게 주실 영원한 생명의 상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뜨거운 심장의 온도에 끌리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심장의 온도가 느껴지면 제가 행복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제 호흡이 안정되었고 제 심장에 평온이 찾아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사랑이었는데
그 사랑은 제 생명의 의미였고
그 의미는 피조물인 제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義이고 善으로 와닿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선하신 아버지..
이땅에 두셨던 당신 사랑의 깊이를
사람으로 알 수 있는 한계까지 모두 알게 하여 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당신의 헌신적인 그 사랑의 깊이를
사람으로 인지할 수 있는 그 한계까지 다 느낄 수 있게 해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인생으로 살면서
제게 지식이 필요하다면 그것에 관한 지식이면 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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