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생에 부는 크고 작은 바람을
우리는 바람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바람인 것이었다..
제 힘의 위세를 드러내며 우리 삶을 위협하며 불어닥칠지라도
또 제 본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바람 .. 그 바람인 것이었다.
나에게 불어오던 바람은 치사한 바람이었다.
겉으로 자신이 바람이라는 것을 나타내지 않은채 자신을 숨기고
나의 내면으로 불어와 나를 흔들어제꼈다.
나의 자존심..나의 정체성..나의 뿌리의식을..
태풍처럼 ..때로는 음탕한 여인의 끈끈한 입술같이 후덥지근한 바람으로 ..
내 특성을 알고 불어대던 바람이었다.
강한데 강하고.. 약한데 약한 ..내 특성을 이미 알고 다가온 바람..
나에게 부는 바람은
분명하지 않은 모호한 송사를 거밋줄 치듯 이끌어 내었고
나는 그 거밋줄에 걸려든 잠자리로 고사되는 것 같았다..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파란색의 시원함으로 막히던 내 숨통을 그나마 틔우고 있었다. 그때는 ..
그때 절망하며 바라보던 하늘은
나로 바람에 영향을 받지 않는 또 다른 내가 내 안에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그건 .. 내 영혼이었다..
나를 그토록 못살게 굴던 바람이
내 안에 잠들어 있던 내 영혼을 깨웠다..
그걸 깨닫고 나서는 내가 돌배같은 배나무여서 그것을 깨닫게 하려고
그토록 바람이 수고로워야 했었구나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
'나는 절대 저렇게 될 수 없어'라는 인생에서 나름으로 긋는 경계선을 가질 수 없었다..
모든 인생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아픔과 슬픔과 고통의 밑바닥도
나와는 별개의 세계가 아니게 되었다.
나도 그 세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조금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다..
어쩌면 남들은 다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지 몰랐다...
바람은 영혼을 불러 깨우는 사랑의 전령사였다 ..
어떤 슬픈 인생들이 어쩔 수 없는 겪어야 하는 애환 한가운데로 데려가
그들과 한 마음, 한 아픔으로
진정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사랑하게 할 수 있게 만드는
귀한 길잡이였다..
하늘은 나로 하여금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없이도 그 사랑을 가지게 하기 위하여
내면으로 그토록 불어대 나를 괴롭게 한 것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제 모든 바람을 바람으로 본다..
나는 우리 인생에 불어오는 크고 작은 바람으로
우리가 더 이상 초라해지지는 않는다.
내 영혼은 나에게 속삭인다..
인생에 버거운 바람이 불어 올 때면 그냥 파도타기 게임을 하듯
아니면 모진 각도로 날아오는 탁구공을 받아내듯 그 순간에 최선만 다하라고 ..
그 이후에도 연계된 고통으로 받지 말고
또다시 끊임없이 일어나 다가오는 파도처럼 또 한번의 파도타기를 시작하는 것처럼
또다시 모진 각도로 날아오는 탁구공을 되받아치는 마음으로만 살으라고 ..
바람 또한 자연인지라 ..
계속..
모질게 그렇게 높은 파고로만 ..
혹은 모진 각도로 던져지는 공으로만..
그렇게 오지 않을 것이니 그리 겁내지도 말으라고..
그리고 ..그리고 ..
그 바람을 바람으로 볼 수 있고 ..
그 바람을 통해 잠자는 자신의 영혼을 깨워 낼 때라야..
우리의 영혼은 진정 육체의 구속을 벗고 깃털처럼 가벼웁게 날아오르게 될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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