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며칠
옷을 입은 채로
의자에 기댄 채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꼭 어딘가를 가기로 약속을 해 놓고
그 시간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사람처럼 ..
오늘은 아버지께로 받은 도화지를 손에쥐고
아무 그림도 그리지 못한채
또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잠이 들었습니다.
시력이 한차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사실이 두려웁게 다가오고 ..
체력도 떨어져
약국 일도 ..집안 일도 ..
제가 사랑하는 분들께 나타내어야 할 사랑의 표현들도 ..
제 손에 닿지 않는 곳 ..제 발이 닿지 못할 곳에 있어 되어 ..
애만 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당신 계신 곳이 그리울 뿐입니다..
아무래도 당신께 받은 도화지에
자신의 자식같은 개 한 마리 보듬고
보라색 의자에 기대어 잠든 제 모습을 그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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