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런 저런 이야기/4

아프셨나요?

아프셨나요?

불쾌하셨나요?

 

하지만 그 기분은 곧 연기처럼 날아갈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왜냐구요?

제가 님을 사랑하고 여전히 아끼고 있으니까요.

 

외면상 드러나는 글은

님께서 정말 부인하고 싶은 독설같아 보였겠지만

그 독설을 쓴 에너지는 사랑이었으니까요.

 

저는 님의 눈빛을 직접 본 사람이고

님의 따뜻한 가슴을 안아 본 사람입니다.

님을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서

앞으로 님이 걸어가셔야 할 길이 험난할 것같아 가슴으로 울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숨이 막히지는 않을 정도의 길은 열어달라고 기도했던 사람이고요.

 

저는 님에게 그 흡혈귀같은 조직을 나오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 솔직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까닭은 님께선 그곳에서 이미 너무도 굵은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땅에 너무도 깊이 너무도 넓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

그곳에서 뿌리채 뽑아 다른 터전으로 옮겨 심기운다는 것은 인간적인 보통 마음으로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사실 연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뿌리만을 가지고 ..

뿌리들이 흙을 움켜잡은 것인지

흙이 뿌리들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것인지를 더 이상 분별할 수 없게

흙과 이미 하나되어 버린 뿌리들이 산 채로 뜯겨나가는 고통을 감수하라고 

도저히 요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다만 그 나무를 존재케 하신 분의 눈을 애원하듯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만히 님이 지닌 능력을 저주하고 싶어졌습니다.

그 능력이 없었다면 님의 부모님에게 그렇게 큰 희망으로 부상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흙인 조직이 님을 움켜잡아 키우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것이 님에게 희망과 기쁨과 보이지 않는 자긍심이 되지는 않았을테니까요. 

그랬다면 님의 몸이 좀 더 자유로워졌을테니까요.

 

그러나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님을 그 자리에 계속 조용히 살도록 두지 않을 것을요.

바람이 님이 디디고 있는 얼음바닥을 녹이어 님의 진정을 드러내는 발걸음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아프게 아프게 ..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님의 영혼을 사랑하기 때문에 ..

그런 불안한 자라에 불안한 의미를 붙잡아 두고 있는 님에게

왜 이 조직이 악한 인간조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그 조직에 계속 머물고 있느냐고 묻는 이들과 ..

님의 명철한 두뇌와 냉철한 지성과 사리분별 있는 판단력에 감탄하며 환호하고 힘을 받으며 의지하는 이들이 ..

솔직히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의 무거운 어깨에 

다른 영혼들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르는 드러나지 않는 미지의 영향력의 책임이 지워지는 것이 

저에게는 두렵도록 싫었고 가혹하다고까지 생각되어졌습니다.

그냥 그를 좀 가만히 내버려둬 줬으면 좋겠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때가 되었나 봅니다. 

님의 마음 가장 깊숙히 내재되어 있는 마음을 드러내어야 할 때가 된 듯 합니다.

정말 가슴저리게 말이지요.

 

막연한 제 기도가 있었습니다.

 

이 바람이 님에게 다가오기 전에 ..

님이 소리내지도 못하고 번민하며 고뇌할 때

가만히 다가와 님을 품어주고 쉬게 해주며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우리 님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인생의 반려자가 옆에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님께서는 님께서 가졌던 모든 것을 버려야 할 지 모릅니다.

모세처럼요..

이집트에서의 자기 자리도 ..

이집트에서 받은 모든 교육도 말이지요 ..

 

어쩌면 ..

이집트에서 받았던 고급스런 교육이

히브리인들에게는 조금도 가치가 없는 것이 됨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

이집트에서 노예신분이었던 히브리인 중에서 하찮은 대접을 받아도

참아야 했던 그처럼 말이죠 ..

 

주 안에서 영광을 구한 것이 아니었기에 ..

어쩌면 당장 받는 그 설움과 아픔만 크게 드러나게 느껴질 수도 있을 수 있을 것이나 

그것 또한 참고 견뎌야 하는 거친 길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나일강 갈대밭 숲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자신을 데려다 자식처럼 키워준 

생명의 은인이자 어머니인 그분을 배신하고..

이제껏 형제로 지내오던 그들에게 원수의 얼굴로 나서야 하는

괴로움을 감수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부디..

스스로 믿고 싶은 것을 말해 주는 이들의 가벼운 사랑을 의지하시지 마시고

부디 ..

스스로 믿고 싶은 것을 달변의 논리로 덮으려는 스스로의 꾀에 스스로 넘어가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님에게 진정 바라는 것은 ..

이제껏 님이 소유한 전반적 성서적 틀이 ..

지식이 이 악한 조직의 교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에 무게를 두시어..

 

부디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 안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찾을 것은 찾고 둘 것은 두어

그 성경을 통해 선하신 아버지의 뜻을 바로 알게 되도록 함께 고민하며 그 뜻을 찾아

한 마음 한 뜻으로 달려나갈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님의 마음에 통증이 되나 결국 님의 영혼을 사랑하여 드리는 많은 글들이 넘쳐나고 있음에

부족한 제 글까지 더 올려 님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함에 마음이 그리 편치 않지만

이제껏 정말 해 드리고 싶었던 글이기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제 속내를 그대로 내비치었습니다.

 

아픔의 크기만큼 은혜와 축복이 함께 머물 것을 믿으며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